복잡한 지분구조로 상당 시간 소요될 듯…"유상증자 협의 막바지 단계"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다음달 출범 1주년을 맞는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주들 간의 협의가 좀처럼 결정이 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카카오뱅크가 5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양사 간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부터 최소 1500억원에서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논의 중이지만 복잡한 지분구조로 인해 자본확충에 애를 먹고 있다.

주주가 9개에 불과한 카카오뱅크에 비해 케이뱅크 주주는 20개에 달한다. 게다가 지분도 쪼개져 있어 유상증자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현재 케이뱅크는 우리은행(10%)과 KT(8%)를 포함해 GS리테일(9.4%), 한화생명(9.4%), KG이니시스(9.4%), 다날(9.4%), NH투자증권(8.6%) 등이 주주로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58%), 카카오(10%), KB국민은행(10%) 등 3대 주주가 78%의 비중을 차지하며 이밖에 지분은 SGI서울보증·우정사업본부·넷마블·이베이·스카이블루(텐센트) 등 5개사가 각각 4%, 나머지 2%는 예스24가 가지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총자본비율(BIS)은 13.74%에 그친 반면 케이뱅크의 BIS는 18.15%로 자본 적정성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총자본비율은 1등급 기준은 13.5%다.

하지만 케이뱅크와 항상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카카오뱅크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심상훈 케이뱅크 은행장의 마음이 더욱 조급해지고 있다.

심성훈 행장은 지난해 출범 이후 줄곧 유상증자에 대한 바람을 내비쳐왔다.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심 행장은 연내 1500억원을 추가 증자할 계획을 밝히며 "이에 대해 이미 주주에게 알렸고 이해를 구했다. 지속적인 증자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유상증자가 올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 행장이 유상증자 목표액을 기존 15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올려잡으면서 주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초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심 행장은 "유상증자 규모를 1500억원으로 잡았는데 규모를 5000억원으로 늘렸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활로는 찾지 않는 이상 자본확충이 시급해 보인다"며 "유상증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만큼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심 행장의 노력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논의되고 있는 유상증자 협의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유상증자를 위한 노력과 함께 내실 다지기,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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