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BTS·신한은행 워너원·기업은행 GD…"젊고 역동적인 이미지"

왼쪽 위부터 방탄소년단(BTS), 워너원(WannaOne), 지드래곤(GD). <각사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은행권이 국내외에 인기가 높은 아이돌을 '간판 얼굴'로 내세우며 젊은 층 공략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이 모델 선정에 있어 대중성보다는 신뢰성에 무게를 뒀던 점과 비교하면 최근 트렌드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는 모양새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아이돌 마케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은행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광고모델로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선정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하는 등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룹이다.  

지난 20일에는 방탄소년단이 출연한 새로운 티저 영상을 디지털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리브(Liiv)'를 통해 공개했다. 광고 영상을 앱을 통해 최초 공개한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이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와 모델 계약을 하며 처음으로 아이돌을 모델로 선정한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도전, 혁신, 글로벌' 성공 DNA가 은행이 추구하는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인 도전정신과 맞아 떨어졌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아이돌 그룹 '워너원(WannaOne)'을 모델로 발탁했다.

워너원은 지난해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 시즌2를 통해 데뷔한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워너원은 지난 22일 출시한 신한은행의 새로운 모바일 앱 '신한 쏠(SOL)'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9일 유튜브에 공개된 15초짜리 강다니엘의 1차 광고 티저영상 '강다니엘X신한SOL'은 나흘 만에 17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를 방증하듯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선정한 올해 2월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평판에서 강다니엘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대고객 이벤트를 시작으로 '2018 신한MYCAR 한국프로야구' 온·오프라인 광고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워너원 멤버들이 보여준 열정과 도전정신, 혁신적인 퍼포먼스, 기존 성공 방식을 뛰어넘는 차별성이 디지털 리딩뱅크 신한은행과 닮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도 오는 27일 지드래곤(GD)이 직접 디자인한 체크카드 'GD카드' 출시를 예고하며 아이돌 마케팅 경쟁에 가세했다. 

기존 광고모델(배우 이정재)이 아닌 금융상품 콜라보레이션 대상으로 GD를 택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26일 본점에서 선착순 100명 한정으로 사전예약을 받고 솔로앨범을 비롯해 GD아트워크 디자인 소품 등이 포함된 리미티드 에디션(한정판) 패키지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카드 제작과정에 연예인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금융상품이나 마케팅과의 차별점이 있다"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의 GD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보수적인 업종으로 꼽히는 은행권에서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것은 2030세대 젊은 층을 공략하고 좀 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갖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광고 수단이 단순히 TV, 지면 광고를 넘어서 앱, SNS 등으로 확대되면서 마케팅 트렌트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광고모델 방탄소년단의 관련 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국민은행의 앱 '리브'를 다운받아야 한다. 신한은행이 모바일 앱 '쏠' 출시와 함께 워너원을 모델로 내세운 것도 같은 이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시중은행은 '점잖은' 모델을 주로 선정해왔다. 안정, 신뢰성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며 "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은행들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이 모바일 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타겟층이 젊어졌다"며 "아이돌이 가진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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