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창업 디렉터] 창업을 하려는 이들 대부분이 ‘하늘 아래 처음 나온 메뉴’를 원한다. 필자가 창업일선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산뜻하고 참신한 새로운 메뉴를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기 전에 먼저 시작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는 위험한 질문이자 발상이다. 음식문화가 새로운 문화권에서 대중화되고 토착화되려면 최소한 20년에서 3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때는 그런 시절이 있었다. 누구도 해 보지 않은 메뉴를 시작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던 지난날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케밥과 버블티가 그런 케이스였고 결과는 참혹했다. 그렇기에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새롭고 이국적인 메뉴를 빠른 시간 동안 대중화하려면 천문학적인 마케팅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메뉴는 도입기와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야만 대중화되고 문화로 흡수 될 때 안정된 메뉴가 될 수 있다.

세상이 많은 메뉴들로 넘쳐나고 있는 때에, 외식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새로운 메뉴를 찾기보다 한국적인 메뉴가 가장 세계적인 메뉴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루 생활권으로 좁혀졌는데, 구태여 외국의 낯선 음식으로 막대한 마케팅 비용까지 지불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이 때, 건강한 음식의 대명사인 한식을 바탕으로 남들과 다른 창업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한식으로 남들과 다르게 하라고 해서 퓨전 한식을 떠올렸다면 곤란하다. 퓨전 한식은 새롭지도 않을뿐더러 반짝 아이템이지, 장기적인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메뉴를 세분화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유래 됐지만 이제는 한국 음식이 된 돈가스를 어린이가 먹는 돈가스, 노인들을 위한 돈가스, 여성들을 위한 돈가스로 나눠 나이별, 체질별로 내용물과 소스 배합을 달리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곰탕, 삼계탕, 김치찌개, 하물며 삼겹살 구이에까지 적용 가능하다. 손님이 자신의 나이와 체질만 안다고 한다면 식당에서 그 손님에게 맞는 음식을 추천하고 서비스 할 수 있다.

옛말 중 거이기양이체 (居移氣養移體)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그가 처해 있는 위치(位置)에 따라 기상이 달라지고, 먹고 입는 것에 의해 몸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도 있다.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한식 전문점을 오픈 한다면 체질 맞춤형 식당 오픈도 가능하다. 가령 평소 혈액순환이 안 되는 이들에게는 가물치탕과 오리탕을 추천하고, 으슬으슬 춥고 복통이나 설사를 자주 하는 이들에게는 계피와 꿀, 흑설탕 같은 재료가 들어간 음식과 디저트를 권하는 것이다.

각 체질별 맞춤 음식을 사전에 준비해 메뉴화 해 놔야 체질별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은 팁 아닌 팁이다.

지금은 돈을 벌 루트는 많아졌지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절대 아니다. 특히 외식 창업자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고, 정성을 보여야 고객의 발길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한식 창업의 주인공은 아마도 고객을 이롭게 함으로써 자긍심을 갖는 분들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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