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인물②] 국가 기밀자료 수정 의혹·정경유착·고위 인사 개입 등 전횡 드러나…'희대의 부정부패 스캔들'

국정농단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출처=포커스뉴스>

2016년 대한민국은 헌정 사상 초유의 '비선실세·국정농단'으로 블랙홀에 빠졌다. 수 백만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주말하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를 외쳤고, 국회에선 '탄핵안'이 예상 외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연초 40%대를 기록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기야 10분의 1 수준인 4%로 끝없이 추락했다.

바로 그 중심에는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의 이름은 2014년 말 나라를 흔들었던 '정윤회 문건'에 등장했다.

당시 박관천 전 경정이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 2위 박근혜, 3위 정윤회"라고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한동안 잊혀졌던 최씨는 지난 9월 20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씨는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외교·안보현안 등 국가 기밀자료를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정부 고위직 인사에도 직간접으로 개입했다는 각종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분의 대상이 됐고 결국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 최순실 의혹 전면 부인…"연설문 수정은 신의로 한 것" 

헌정 사상 초유의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진실의 퍼즐을 맞출 수 있는 중심에는 최순실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특별한 친분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하고 대기업으로부터 수 백억대의 후원을 받는 등 최순실에 대한 의혹은 끝이 없다.

하지만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측근들의 증언과 사건을 은폐하고 증언 조작을 지시하는 내용의 녹취 파일까지 공개됐음에도 말이다.

국정농단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은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에 대한 증언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최순실은 검찰의 조사와 특검 조사에는 응하고 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출석은 거부해 왔다.

국조특위는 결국 지난 26일 최순실이 있는 서울구치소를 직접 찾아 비공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 ▲삼성 지원 ▲태브릿PC 등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먼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씨, 안정범 전 수석을 아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또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대기업에 대한 이권 개입, 수 백억원에 달하는 출연금 모금에 대한 질문에 "나는 재단설립 아이디어를 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기업 이권 개입과 관련,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하고, 자신이 이행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관련한 행사와 연설문 등이 발견된 태블릿PC에 대해서는 "2012년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그 다음부터는 사용하지 않았다.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했다.

이처럼 최순실은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반면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날 국조특위 비공개 청문회에서 대통령 연설문과 정책자료, 인사사안 등이 최순실에게 전달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최씨가 의견을 말하고 수정도 했다"며 "(정부) 인사 발표안에 대한 내용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최씨가 말했다"고 말했다.

◆ 딸 대학 부정입학, 문화계 블랙리스트, 권력의 사유화 등 '희대의 부정부패'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언은 또 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최순실씨가 연설문과 관련해 저한테 문화창조나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제 생각을 써달라고 해서 제 생각을 최순실씨한테 써준 적이 있다"면서 "그게 어느날 대통령 연설에 포함돼 몇 문장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앞서 최순실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초기에는 이메일로 (대통령 자료를) 받아본 것 같은데, 민간인이어서 그것이 국가기밀이나 국가기록인지 전혀 몰랐다. 알았다면 손 댔겠느냐"고 말해 연설문 수정에 대한 의혹은 인정한 바 있다.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비선'에게 놀아난 박 대통령의 무능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서 드러난 대통령과 재벌의 '정경유착',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검찰 권력의 사유화 등이 얽힌 '희대의 부정부패 사건'으로 당분간 회자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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