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에서 등장한 도시락이 화제다. 지난 27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 국정감사에서 오전 질의를 마친 국회의원들이 2만5000원짜리 도시락을 먹었다.

의원들의 도시락은 계란말이, 베이컨말이, 월남쌈, 전복, 불고기, 연근, 호두조림, 조갯국 등으로 구성됐다.

그들은 아마도 "우리가 이렇게 김영란법 시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도 이제 도시락을 먹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기가 찰뿐이다. 2만5000원짜리 도시락은 어디가면 구입할 수 있을까. 도시락에 굳이 3만원을 다 채워서 먹겠다는 의지도 참 가상하다. 보좌관들에게는 1만5000원짜리 도시락이 제공됐단다. 이것도 웃기다. 누구는 2만5000원짜리 입이고, 누구는 1만5000원짜리 입인가.

군인의 1일 급식비가 7334원이다. 한 끼에 2400원 꼴인 셈이다. '협치'를 외쳐대던 의원들은 반쪽짜리 국감을 만들어 놓고도 나라를 지키는 군인보다 허기가 더 했나보다.

인간은 본인에게 주어진 특권을 인지하지 못한다. 적어도 본인이 누릴 때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터라 특권이 특권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미인지(未認知) 상태에서 헛소리가 나온다.

20대 국회는 '특권 내려놓기'를 기치로 세웠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특권으로 몰아붙이지 말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그런 요구를 하려면 성과가 있어야 한다. 성과를 내고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그들이 올바른 법안을 만들어 행정부를 감시하고 서민경제를 부양한다면 2만5000원짜리 도시락을 먹든 캐비어를 바르든 누가 불만을 제기할까.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6470원이다.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주휴 수당을 포함하면 한 달 135만2230원이 겨우 나온다. 취업포탈 잡코리아가 조사한 한국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637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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