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생 전형 함부로 바꾸고, 출석 않고 수준 이하 과제물에 학점도…교육부, 정씨 입학취소 관련자 수사·고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의혹 등과 관련한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포커스뉴스>

'국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각종 특혜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8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개명전 정유연)의 이화여대 체육특기자 입시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 등에 대한 특별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정씨는 체육특기자전형 서류 평가에서 점수를 조정해 입학했고, 입학 후에도 수준 이하의 레포트임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교수가 직접 레포트를 제출했으며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거나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학점을 받을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 같은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취소와 관련자의 중징계를 요구하고 검사 수사와 고발도 의뢰했다.

하지만 교수들의 관여 배경과 이유, 연구 프로젝트 무더기 수주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혀 후폭풍이 예상된다.

◆ 입학처장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

교육부 감사 결과 정씨의 아시안게임 수상실적(2014년 9월 20일)을 면접평가에 반영하기 위해 면접당일인 2014년 10월 18일 입학처장은 정씨가 금메달을 가지고 온 사실을 미리 알고, 면접위원 오리엔테이션 도중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침과 달리 면접고사장 내에 '금메달' 반입을 허가하는 등 입학처장이 면접평가에 부당하게 개입했다. 

특히 정씨는 반입할 수 없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면접고사장에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먼저 요청하고, 면접 당시에도 테이블위에 금메달을 올려 놓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하는 등 스스로 공정성 저해 행위를 했다.

이에 따라 면접위원들은 정씨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고, 일부 면접위원이 주도해 서류평가 결과 先순위자들에게 낮은 면접평가 점수를 주도록 유도하기 위해 과락대상자의 수험번호를 호명해 위원별 점수를 조정하는 등 정씨에게 특혜를 부여했다.

지난 10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총학생회원들이 현 정권 규탄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들은 비선실세 국정농단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대통령이 직접 이 사태를 명명백백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것을 촉구했다. <출처=포커스뉴스>

◆ 8개 과목에 출석 한 번도 안해…수준 이하 과제물에 학점도

정씨는 2015학년도 1학기(1과목)부터 2016학년도 1학기(6과목), 여름학기(1과목)까지 모두 8개 과목의 수업에 한 차례의 출석이나 출석대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출석을 인정했고, 시험 미응시, 과제물 미제출 등 평가자료가 없거나 부실함에도 부당하게 성적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 수업의 경우 다른 학생들은 의상 디자인 및 제작과정 설명과 함께 시제품을 교수에게 제출했으나 정씨는 단순히 기성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 중간 과제물로 인정받았다.

또한 기말 과제물을 제출하지 않자 담당교수 본인이 직접 '액세서리 사진, 일러스트' 등을 첨부해 정씨가 제출한 것으로 인정했다.

'코칭론' 수업의 경우 다수의 맞춤법 오류, 욕설․비속어 사용 등 정상적인 과제 수행으로 볼 수 없지만 학점을 줬다.

'K-MOOC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의 경우 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지만 본인 명의의 답안지가 제출되는 등 대리시험 의혹은 물론 온라인 강의에서 대리수강 흔적도 발견됐다.

◆ 연구비 수주 관련 특혜 배경 못 밝혀...'면죄부'용 감사 

교육부는 정씨에게 입시 및 학사 특혜를 제공한 데 대한 대가로 연구비를 부당하게 수주하였다는 의혹 사항에 대해 "선정절차상 하자나 부당 수주 등 비리는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리가 확인되지 않아 대가성이란 의혹을 속 시원히 밝히지 못했다.

감사 결과 김모 학장은 6개 과제, 이모 교수는 3개 과제 등 총 9건의 과제를 수주했고, 이 중 교육부 소관 3개 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선정절차상 하자나 부당수주 등 비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미검수 잔금 지급 및 부당 하도급 허용에 따른 손실발생, 회의비 부당사용 및 외유성 국외출장 등의 연구비 부당집행 사실은 확인했다. 

그러나 비리 관련 부분은 교육부가 이화여대 관계자 118명을 대면조사하고도 배경과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반쪽감사'로 남았다.

관련자들이 일관되게 부당한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최순실씨와 정유라씨를 직접 조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입시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 특혜 제공과 관련 혐의가 있는 해당 교수들을 업무방해죄로 고발하는 한편 추가 확인이 필요한 최순실 모녀와 최모 前 총장 등에 대해서는 수사의뢰하기로 함에 따라 결국 검찰이 '이화여대 학사농단'을 밝히게 됐다.

한편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고, 입학처장 등 입시 관련자와 학사 관련 담당교수들에게 중징계 등 엄정 조치하도록 했다.

또한 이화여대에는 입시부정에 따른 재정제재로 대학재정지원사업의 사업비 감액 등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