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수 진작 대책을 연속으로 내놓고 있다.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국민들이 전국을 여행하면서 돈을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이날 하루 동안 면제한다. 고궁 등도 무료 개방한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소비 진작을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가 그만큼 다급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대한상의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2조원 이상의 내수 진작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행과 숙박, 백화점과 시장, 식음료 업계가 큰 혜택을 볼 전망이다. 고속도로까지 무료 통행이라 나들이객들이 무척 많을 것이고, 이들은 적지 않은 돈을 쓸 것으로 보인다. 소비가 자연스럽게 촉진되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전국의 호텔이나 숙박업소는 이미 만원이다.

임시공휴일과 관련 아쉬운 게 있다면 좀 더 일찍 지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불과 며칠을 남겨두고 발표하면 어디서 어떻게 돈을 써야 할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경우 반 이상이 출근을 하는 데 이들에 대한 대책도 나와야 한다.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이 큰 문제다. 외국으로 나가는 항공권이 벌써부터 동이 날 정도인데 밖에서 돈을 쓴다면 임시공휴일의 의미는 퇴색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김영란법과 관련, "실제 법대로 되면 우리 경제를 너무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속으로 많이 했다. 좋은 취지지만 국회 차원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9월말 시행을 앞둔 김연란법의 재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 금액이 너무 엄격해 오히려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공직자의 골프도 허용한다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공직자도) 얼마든지 칠 수 있다. (골프를)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된다면 골프를 쳐도 좋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계 인사들과 골프 회동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또 고용과 산업개혁, 면세점 대책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7일에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정부가 돕기로 했다. 정규직으로 취업해 2년간 300만원을 불입하면 기업이 300만원, 정부에서 600만원을 더해 1200만원으로 불려주도록 했다. 이른바 '청년취업내일공제'다. 어떻게든 수입을 늘려줘서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정부는 29일 서울 시내 면세점 추가 방안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을 계기로 3∼4곳이 추가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점은 중국인이 가장 돈을 많이 쓰는 곳으로 경기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따라서 기업들의 경쟁도 뜨겁다.

정부가 5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하고, 정치권의 뜨거운 이슈였던 '김영란법'의 재고, 공직자의 골프 허용이라는 말까지 나온 것은 우리 경제가 내수 침체로 고통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부의 여러 조치들이 낭비가 아닌 건전한 소비로 이어지고,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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