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7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단협 조건으로 회사 측에 기본급 5%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 전년도 정년퇴직자 수와 같은 규모 신규직원 채용, 매년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실시, 임금피크제 폐지, 노조에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2. 같은 날 거제시청에서 대우조선 노조위원장과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하반기부터 대량 실적 사태가 우려된다"며 거제시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 달 전 우리나라의 조선 수주 잔량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선박 건조시설(도크)가 빌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 되고 있는 현재 조선 관련 노조의 입장이 너무나 다르다.

우리나라 산업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조선업계 '빅3'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이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날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임금인상을 비롯 각종 복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오는 6월 해양 플랜트 물량을 선주사에 인도하면 건조 물량이 급감해 거제지역에서만 최소 2만여명의 임시직 근로자와 하도급 근로자가 실직할 것"이라고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요구했다.

조선업이 최대 호황을 누렸을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조선소가 있는 곳 주민들사이에서 재미있는 우스갯소리가 떠돌았다.

"길거리 다니던 강아지도 1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 "식당에 밥 숟가락만 놓으면 매출이 올라갔다", "전국 최대의 명품 소비자는 조선업체가 있는 곳" 등등. 지금 생각하면 별천지 같은 소리다.

현재 조선 관련 회사는 수년간 글로벌 조선업의 계속된 불황으로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영업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나아가 회사 존립까지 걱정해야 할 모양새다.

해당 지역 근로자들 역시 실업 공포라는 검은 그림자에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고 있다.

무엇이 근로자가 살고, 회사가 살 수 있는 지는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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