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게임체인저, AI 강국 향한 기틀 강화’…AI 기술 개발 지원 등 약속
野 ‘AI로 세계 디지털경제 게임체인저 코리아’…“전문 벤처‧스타트업 활성화”
업계 “SW기업 정당한 대가받고 기술개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조성돼야”
“AI 법제화, 글로벌 모델 종합해 AI 진흥‧사회적 가치 보호 균형 맞춰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6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시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6일 오후 울산시 남구 신정시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인천 서구 정서진중앙시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표심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공약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국민의힘은 ‘게임 체인저, AI 강국을 향한 기틀을 강화하겠다’를, 더불어민주당은 ‘AI로 세계 디지털 경제 게임 체인저 코리아를 구축하겠다’를 각각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서로 자신들이 AI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당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야의 공약에는 AI 기술 개발 및 인재 양성 지원, AI 학습용 데이터 확충, AI 기술 활용 확산 등이 공통적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공약에는 개인정보 침해, 딥페이크(AI로 만든 영상·이미지 합성 조작물) 악용 등 AI 부작용 관련 규제를 위한 법‧제도 마련 계획이 포함된 반면 국민의힘 공약에는 빠져 있었다. 

업계에서는 여야의 AI 관련 총선 공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 與 ‘게임체인저, AI 강국 향한 기틀 강화’…AI 기술 개발 지원 등 약속 

국민의힘은 총선 공약을 통해 “성장 정체를 돌파해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고 각종 사회적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핵심적인 해법 중 하나로 AI가 대두됐다”고 지적하며 차세대 생성형 AI를 비롯한 미래 유망 분야를 도전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AI 기술 개발 지원 방침을 밝혔다.

또 AI 핵심 인재 양성을 약속하며 AI 대학원 등을 통해 고급 인력을 배출하고 해외 유수대학과의 협력 추진 방안을 제시했다.

AI 학습용 데이터 확충을 위해서는 법률, 의료, 교육, 교통, 로봇 등의 분야에서 학습용 데이터를 추가 구축하겠다고 했다.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를 함께 유통하고 거래하는 플랫폼 가동 구상도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과 지하철역 직원이 얼굴을 마주 보고 자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통역 시스템을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에서 한 외국인이 사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관광객과 지하철역 직원이 얼굴을 마주 보고 자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통역 시스템을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에서 한 외국인이 사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AI 반도체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저전력 국산 AI 반도체 개발과 AI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및 활성화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AI를 통한 유사 판례 제시, AI 기반의 질병 예측 및 심리 상담, AI 교과서, 지능형 CCTV, 기지국 접속 데이터를 활용한 현장 인파 관리, 자동 번역 등 국민 체감이 높은 분야에서 AI를 확산시키겠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 野 ‘AI로 세계 디지털경제 게임체인저 코리아 구축’…“전문 벤처‧스타트업 활성화”

민주당은 AI 기술 중심의 전문 벤처‧스타트업 활성화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고성능 컴퓨팅 환경 제공, AI 바우처 지원, 정부 보증 민간 투‧융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 AI 전문 인력의 AI 전문기업‧연구소기업의 창업‧설립 시 정부의 정책금융 대폭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AI 기술 구현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 활용 기반 조성 방안으로는 공공데이터 및 민관이 함께 투자한 AI학습용 데이터의 전면 개방, 데이터 접근성 강화를 위해 통합데이터포털 설치‧활용 계획을 제시했다. 

또 민주당은 데이터 거래의 공정화를 위한 가치평가, 품질인증제 도입과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공공‧민간 데이터 통합 활용 추진 방안도 내놨다. 

이와 함께 AI 전문대학원 및 전문 연구기관, 기업 연구소 중심의 AI 기술 고급 인력 양성을 약속했다. 정부 출연기관의 AI 분야 연구원의 창업활동 지원을 위한 ‘AI 스핀오프(spin-off)’ 제도 활성화 방침도 공약했다. 

공공 클라우드의 국내 민간 클라우드로의 전환 적극 추진 등 AI‧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도 내걸었다. 또 생성형 AI를 포함하는 AI 기술 활용 확산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아울러 민주당은 개발 단계부터 개인정보‧저작권 침해, 허위‧조작정보 생성, 딥페이크 악용, 디지털 성범죄 등 부작용 차단을 위한 엄격한 규제 관련 법‧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삼성전자 부스 모습. AI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 S24를  체험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삼성전자 부스 모습. AI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 S24를  체험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삼성전자]

◇ 업계 “SW기업 정당한 대가받고 기술 개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조성돼야” 
   “AI 법제화, 글로벌 모델 종합해 AI 진흥‧사회적 가치 보호 균형 맞춰야”

앞서 여야에 AI를 비롯해 디지털 혁신을 위한 22대 총선 정책 과제를 제안했던 관련 업계는 여야의 공약에 AI 산업 지원 정책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며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SW기업의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추가 사항으로 요구했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굿모닝경제와 인터뷰에서 “양당에서 발표한 정책 공약을 살펴보면 여야 모두 AI를 미래 혁신의 중심으로 보고 있으며 AI 기술 개발 및 관련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조 회장은 “특히, 의료, 교육, 교통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융합을 촉진하기 위한 데이터 활용과 AI 핵심 인재 양성, 혁신 스타트업 활성화 등 AI 정책들을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여야 모두 SW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국가 디지털 경제를 전환시키는 주체라는 중요성을 인식해 정책에 골고루 반영시킨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민간 투자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SW기업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 부분은 일부 반영됐다”며 “이런 부분들이 더 잘 반영됐으면 한다”고 여야에 요청했다.

앞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 소프트웨어산업계를 대표하는 17개 단체는 최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에 6대 정책 과제가 명시된 22대 총선 정책 제안서를 각각 전달했다. 

‘혁신으로 리드하는 디지털 미래, 제22대 국회의 약속’이라는 제목의 정책 제안서에는 ▲소프트웨어 가치 인정 및 거래구조 개선 ▲초거대 AI 생태계 혁신을 통한 디지털 선도국가 도약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대비한 AI 전문인력 양성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향후 AI 관련 입법 논의 시 글로벌 모델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AI 진흥과 개인의 권리 보호 등에 균형을 맞춘 입법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정책학회는 국회입법조사처 의뢰로 작성한 정책연구용역보고서를 통해 향후 AI 입법 방향에 대해 “한국의 AI 법제화는 글로벌 모델을 종합하여 AI 진흥과 개인의 권리 및 사회적 가치 보호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기술 발전에 적응할 수 있고 윤리적 근거가 있으며 경제 및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포괄적인 입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굿모닝경제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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