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내 AI 교육 프로그램 정식 대학원으로 전환 추진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대학 SSIT 운영…교수진 31명
해외에 연구소 설립하고 국내 대학과 산학협력 강화
2031년 국내 반도체 산업 인력 5만6000명 부족…인재 유출 가속

LG AI연구원 로고. [사진=LG AI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LG AI연구원 로고. [사진=LG AI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이공계 인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내에 자체 대학원을 만들어 회사 인력을 육성하고, 해외에서 인재를 구하는 등 다방면으로 해법을 강구하는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정식 석·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LG AI(인공지능) 대학원' 설립을 추진한다. 기존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정식 대학원으로 만드는 것으로, 설립하게 되면 국내 1호 대기업 대학원이 된다. 

작년 12월 국회에서 대기업이 사내에 정식 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첨단산업인재혁신특별법'이 통과됐다. LG는 이에 맞춰 임직원 중 매년 30명을 선발해 AI 석·박사로 육성할 예정이다. 

◇대학원 늘리고 산학협력 통해 인재 찾고…인력 확보 각축전

LG는 2021년부터 LG AI 연구원 산하에 LG AI 아카데미를 만들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사내 대학원이기에 현행법상 외부에서 정식 학위를 인정받지는 못했다. LG는 이번 설립을 통해 AI 인재를 직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법안이 시행되는 내년 1월에 맞춰 대학원 설립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대학원 설립까지는 기간이 한참 남았기 때문에 기존 운영과정과 잘 조율할 수 있도록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 기흥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 기흥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사내대학인 삼성전자공대(SSIT)를 운영하고 있다. SSIT는 1989년 '반도체 기술대학' 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그동안 총 129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SSIT 내부 교수진은 올해 기준 31명으로, 학사부터 석사·박사 과정을 모두 마련해 임직원이 필요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석·박사 과정에서 발간한 국내외 논문은 527건으로 이 중 SCI(과학기술 인용색인)급 논문은 133건이다.

기업들은 산학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알래스카 주에 'LG 알래스카 히트펌프 연구소'를 신설하고, 같은 해 12월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국민대학교와 히트펌프 기술 고도화를 위한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산학협력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학계와 기업 간 연구개발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수한 인재를 찾기 위해 해외로도 눈을 돌린다. 삼성은 지난 1월 베트남 연구개발(R&D) 센터 내에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멤버십 프로그램을 공식으로 시작했다. 이는 해당 분야의 우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캠퍼스 라인.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인 평택캠퍼스 라인. [사진=연합뉴스]

◇미래차·AI·클라우드 신사업 모두 인력난 가속화

국내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점점 미래 산업 분야에서 인력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1년에는 국내 반도체 산업 인력이 5만6000명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엔 1784명이 부족하다고 집계됐는데, 약 10년 만에 30배의 인력난이 발생할 것으로 예고된 것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미래차, 빅데이터 등의 분야 신규 인력 공급 또한 해가 지날수록 수요 증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2027년까지 AI 분야에서는 1만2800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분야도 각각 1만8800명, 1만9600명 가량 부족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30년까지 4만명 가량의 미래차 산업 기술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와 의대 쏠림 현상으로 인한 인력난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수 인재들이 산업별로 고르게 분포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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