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2214억, 현대오토에버 29억 연구개발비 늘려
현대모비스, 수도권에 연구개발 인력 집중…'레벨4' 자율주행 가속화
현대오토에버, 소프트웨어·내비게이션 역량 끌어올리기 집중

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동.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전동화 연구동. [사진=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들이 지난해 나란히 연구개발비를 늘렸다.

전동화와 자율주행에 힘주고 있는 그룹 기조에 발맞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주 성과를 쌓아 올린다는 복안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내 최대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조594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했다. 2022년 1조3727억원에서 2214억원 늘어난 수치다.

차량 관련 정보기술(IT)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오토에버 역시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가 581억원에서 610억원으로 29억원 증가했다.

아직 연간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현대위아는 작년 1~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가 463억원으로, 전년 동기(423억원) 대비 40억원 늘어났다.

이에 따른 특허 등록 건수 역시 증가했다. 현대모비스는 2022년 7048건에서 지난해 7949건으로, 현대오토에버는 같은 기간 2954건에서 3099건으로 늘었다.

◇ 현대모비스, 수도권에 연구개발 인력 집중…'레벨4' 자율주행도 가속화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중심으로 사업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담당 조직에 변화를 주고 있다.

2020년 말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부문을 인수한 현대모비스는 2021년 ‘반도체 설계 섹터’를 신설했고, 이듬해 이를 ‘시스템 반도체 섹터’와 ‘전력 반도체 섹터’로 분리했다. 시스템·전력 반도체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형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 내에 설립한 ‘전동화 연구동’은 현대모비스 전동화 전환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2만1600평 규모인 이곳은 기존 경기도 용인 마북연구소와 의왕, 서산 등으로 분산됐던 전동화 분야 R&D 역량을 한데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마북연구소(핵심 부품 개발)와 의왕연구소(시험 및 성능 평가)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동화 전문 연구소를 이원화해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관련해선 운전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기반으로 인지, 측위, 판단, 제어를 아우르는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레벨4’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5G 기반 V2X 통합제어 기술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5G 모뎀과 V2X(차량-사물 간 통신)를 한 제품에 통합해 기존 4G(LTE) 대비 통신 속도 증대 와 저지연을 구현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유럽을 비롯한 국가별 안전 규격으로 V2X를 적극 채택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사전 기술력 확보 및 5G 이동통신망을 연계한 기능 요구에 맞춤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시대를 이끌어갈 R&D 인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R&D 운영전략 ▲R&D 기술전략 ▲플랫폼 소프트웨어 개발 ▲전장 사이버보안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직 경력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 사옥. [사진=현대오토에버]

◇ 현대오토에버, 소프트웨어·내비게이션 역량 강화 집중

현대오토에버는 연구 결과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차량 전장 소프트웨어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품질 혁신 ▲미래 기술 부문으로 나눠 R&D 조직을 운영 중이다.

R&D 조직은 2014년 설립 이래, IT 서비스 산업 내의 경쟁력 강화 및 고객의 IT 고도화를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고도의 연구과제 등을 수행해 왔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건설, 철강 산업을 지원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클라우드 서비스, 첨단 보안 기술,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디지털 전환(DT) 사업을 중점으로 연구개발해 왔으며, 이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1500여명 이상의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 전문 R&D 인력이 내비게이션, 정밀지도 및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차에 적용될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관련해선 지난해 ‘레벨3’ 자율주행차 양산 대응을 위한 정밀지도와 HDM 소프트웨어를 국내와 북미에서 개발했다.

‘정밀지도(High Definition Map)’란 자동차 자율주행 시스템 완성을 위한 맵핑(Mapping) 시스템으로, 자율주행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 수준의 정밀한 지리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돕는 근본 기술이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안전한 자율주행에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정밀지도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정밀지도 기술 개발을 지속해 자율주행차 양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대규모 채용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월 ▲내비게이션·지도 ▲모빌리티·커넥티드카 ▲클라우드·인프라 등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했다. 경력사원도 ▲전장 ▲내비게이션·지도 ▲모빌리티·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음달 15일까지 모집한다.

아울러 현대오토에버는 자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들의 실무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