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소재 원료·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수요 증가
2028년 화이트 바이오 시장 규모 746조원 전망
수요 늘고 있지만 물성·생산비용·정책적 한계 존재
LG화학-GS칼텍스, 여수공장서 바이오 원료 생산 협력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업계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사업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홈페이지 캡처]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업계가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사업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사진=GS칼텍스 홈페이지 캡처]

재생 가능한 친환경 연료로 만들어지고, 자연에서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업계가 효율적인 사업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높은 생산비용, 정책 지원 미비, 물성의 한계 등 현실적인 장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업계는 생산 비용을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 15일 유영선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화학경제연구원(CMRI)이 개최한 '제5회 친환경 플래스틱 세미나'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을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제품이 가진 물성을 극복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식물 등 천연 소재(바이오매스)를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과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을 의미한다. 

특히 천연물로 만드는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은 석유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역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된다는 점에서 친환경으로 분류된다.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비용 낮추고 가격경쟁력 확보해야

전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바이오 플라스틱은 아직까지 생산비용이 높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비용을 분담하고자 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각국이 화석연료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수출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친환경 사업에 대한 고려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화이트 바이오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5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어드로이트 마켓 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화이트 바이오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 5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어드로이트 마켓 리서치]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효소나 미생물을 이용한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화이트 바이오'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 리서치는 2019년 2378억달러(약 316조40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화이트 바이오 시장 규모가 오는 2028년 5609억달러(약 746조3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 교수는 "글로벌 화이트 바이오 시장에서 작은 틈새시장만 파고들어도 확실한 수익성을 거둘 수 있다"며 "국내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 요인을 만들고 경쟁업체 대상 진입 장벽을 구축하며,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플라스틱을 성공적으로 사업화려면 제품의 물성이나 특장점, 실제로 생분해되는 기간도 고려해야 한다"며 "기술·생산·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아웃소싱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아세안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GS칼텍스 여수공장 전경. [사진=GS칼텍스]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화 위해 기업 간 협력 강화

LG화학과 HD현대케미칼 등 국내 화학기업들은 정유사 및 제조 기업과 손을 잡고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단일 기업이 사업에 나서는 것보다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GS칼텍스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분야 협력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친환경 소재의 핵심 원료인 3HP(3-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공동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양사는 2022년 GS칼텍스 여수공장에 3HP 실증플랜트를 착공했다. 지난해 완공된 이 공장은 올해 1분기 본격적인 3HP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가동 중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는 공장에서 계속 시험가동 중인 상황"이라며 "아직 시제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LG화학과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케미칼 역시 이달 초 CJ제일제당과 손잡고 친환경 바이오 납사로 만든 플라스틱 제품 사업화에 나섰다. HD현대케미칼은 바이오 원료 400톤을 초도 투입해 올해 말까지 1만2000톤의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HD현대케미칼은 공급받은 바이오 원료를 투입해 바이오 납사를 만들고, 바이오 납사로 생산한 친환경 플라스틱을 다시 CJ제일제당에 공급한다. 공급한 친환경 플라스틱은 CJ제일제당의 간편 가정식 용기와 포장재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굿모닝경제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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