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리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 전날 밤을 넘겨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이 이어지고 있어 모두 초주검이 돼 있었다. 일순 문이 열리면서 노동자 측 위원들이 모두 회의실을 나왔다.

회의실 밖으로 나온 노동자 측 위원들은 문 앞에서 피켓 시위를 준비하고 있었고, 남아 있던 위원들은 잠시 논의를 하더니 회의를 이어갔다.

지난 16일 새벽. 이렇게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됐다.

2017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경영계와 노동계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결국 올해 시급 6030원에서 7.3% 인상된 6470원으로 끝을 맺었다.

앞서 경영계에서는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이유로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국민들의 기본생계 보장을 이유로 1만원 인상을 촉구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법정 시안인 16일 새벽 근로자위원(노동계) 전원이 불참한 상황에서 공익위원의 제안에 따른 사용자위원(경영계)의 수정안으로만 표결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이 같은 결정에 경영계와 노동계는 서로의 주장을 내세워 반발하며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7.3% 인상될 경우 중소기업이 2조500억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며 "이번 최저임금결정이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가뜩이나 힘든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이었던 1만원에 훨씬 미치지 못한 금액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의 해체를 위한 제도개선 투쟁과 함께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최저임금을 놓고 서로의 입장에서 타협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자신들의 위치와 입장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로의 주장만을 앞세워 평행선을 그으며 상처만 남기는 협상을 국민들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최저임금은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계를 위해 아주 중요하고 절실한 부분이다. 하지만 경영계와 노동계가 서로 한 발씩 양보해 국민들을 이해시킨다면 국민들도 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지 않을까.

이제는 자신들 만의 주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서로 타협하고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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