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도스, 비전프로 원가의 50%…연평균 시장 12.5% 성장
XR기기 대중화되면 올레도스 시장 커질 전망
삼성전자·LG전자도 XR기기 출시 예고
삼성·LG디스플레이 관련 기술 개발 박차

애플스토어 방문객들이 2일(현지시간) 출시된 비전 프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스토어 방문객들이 2일(현지시간) 출시된 비전 프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의 확장현실(XR) 헤드셋 기기인 '비전프로'가 출시되면서 국내 전자·디스플레이 업계가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이했다. 비전프로의 핵심 부품이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oS·올레도스)인 만큼 국내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올레도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비전 프로 이후 출시될 XR기기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XR 기기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고, LG전자 역시 올해부터 TV 사업을 이끄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에 XR사업담당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역시 관련 기술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XR기기 시장 고속 성장 전망…전망 밝은 올레도스

업계에서는 애플이 지난 2일 비전프로를 출시함으로써 XR 시장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IT전문매체 아이모어에 따르면 애플의 비전프로 예약 구매 물량은 20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예약구매를 받았지만, 판매량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서 후속 기기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XR기기 시장이 연평균 29.3% 성장하며 XR기기는 2029년 1억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 역시 2031년 XR기기 시장 규모를 4억1140만달러(약 5461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사용자가 애플이 출시한 비전 프로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용자가 애플이 출시한 비전 프로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XR기기 확산으로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부품 업계는 디스플레이다. 올레도스가 비전프로 원가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비전프로는 유리 기판을 사용하는 기존 OLED와 달리 얇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만드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다. 2011년 일본 소니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단독 공급하고 있다.

글로벌 올레도스 시장 전망도 밝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올레도스 시장은 연평균 12.5%씩 성장해 2030년 371억1000만달러(약 49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에 따르면 비전프로에 탑재된 디스플레이의 픽셀 수는 4K TV보다 높다. 양쪽 눈마다 2300만개의 픽셀이 들어가 있다. 4K TV가 829만4400픽셀(3840x2160)임을 감안하면 한쪽 눈마다 1150만개의 픽셀로 구현한 화질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현실적인 화면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TV나 모니터보다 훨씬 고성능을 요구한다"며 "높은 해상도뿐만 아니라 빠른 프레임 속도, 효율적인 전력 소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CES 2024에서 XR존을 설치하고, 올레도스 전문 기업 이매진의 군사용 헬멧과 야간 투시경 등 다양한 밀리터리 제품을 전시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CES 2024에서 XR존을 설치하고, 올레도스 전문 기업 이매진의 군사용 헬멧과 야간 투시경 등 다양한 밀리터리 제품을 전시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LG디스플레이, 올레도스 개발 박차

국내 업계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0.42인치 3500PPI 올레도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현재는 LX세미콘, SK하이닉스와 협업을 통해 올레도스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니가 사용한 화이트 올레드(W-OLED) 방식보다 더 진보한 RGB 방식의 올레도스를 올해 최초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RGB 올레도스 전문기업인 이매진을 인수하고, 전담팀을 별도로 꾸려 양산을 준비 중이다. 올해 CES 2024에서도 VR·AR존과 함께 XR존을 설치하고, 이매진의 군사용 헬멧과 야간 투시경 등 다양한 밀리터리 제품을 전시했다. 

업계에서는 XR기기가 대중화되면 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는 물론이고 이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업 등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발전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민수 옴디아 수석은 지난 7일 열린 2024년 XR 디스플레이 산업 협의체 상반기 회의에서 "XR용 디스플레이 매출은 향후 OLEDoS와 LEDoS 중심으로 성장해 2030년에 이르면 스마트폰 시장의 1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부분의 매출은 고휘도·고해상도·고주사율 제품에 집중될 것으로 기대되므로,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한 일부 기업들만 시장 성장의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권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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