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침체로 인해 카드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힘겨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실적은 하락하고 연체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 대비 11.7% 줄었다.

건전성도 악화됐다. 3분기 기준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6%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2020년 12월 말 1.3%, 2021년 12월 말 1.1%, 2022년 12월 말 1.2%에서 급격히 상승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지만 시기는 빠르면 3월, 늦으면 6월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6개월 이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도 동결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올해를 "경험하지 못한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체율 관리 등 내실경영과 효율, 성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내실경영과 지속성장을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혁신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삼성카드는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 강화를 통해 악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고 플랫폼과 데이터가 강한 회사를 만들기로 했다. 국민카드는 본업에서의 내실 성장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 강화, 플랫폼·데이터 기업 진화를 핵심 과제로 꼽고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총선이라는 정치 이벤트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는 어떤 태풍이 몰아칠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다.

선거와 같은 정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면서 카드사 본업의 수익성은 바닥에 닿을 지경이다.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부터 14차례에 걸쳐 인하됐고 영세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도 2012년 이후 8차례나 확대됐다. 현재 전체 가맹점의 96%가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수수료율은 현재 거의 0%에 가까워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에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을 위한 공약과 함께 금융을 포함한 기업이 날개를 펴고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내세워 카드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압박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카드사가 수익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정부에서 원하는 상생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아울러 해를 넘긴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 개선안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굿모닝경제 강준호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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