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엔텍·세아윈드·SK오션플랜트, 국내외서 하부구조물 수주 '러시'
2030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 35조원으로 성장
시장 "고정식·부유식 하부구조물 동시 성장할 것"

사진은 네덜란드 Sif의 모노파일 타입 해상풍력 발전 하부구조물이다. [사진=GS엔텍]
GS엔텍은 전남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은 네덜란드 'Sif'의 모노파일 타입 해상풍력 발전 하부구조물이다. [사진=GS엔텍]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한 주요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하부구조물 관련 수주를 따내 주목 받고 있다.

이미 글로벌에서 두각을 드러낸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있는데,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반경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GS엔텍, 세아윈드, SK오션플랜트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국내외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를 따내며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GS엔텍, 모노파일 공법 도입해 국내에 수주

GS그룹의 에너지 설비 전문 계열사인 GS엔텍은 지난 19일 전남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2000억원 규모의 모노파일 64기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영광낙월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남 영광군 낙월면 인근 해역에 조성되는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사업으로, 전체 설비 용량은 365㎿(5.7㎿ 풍력발전기 64기)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은 형태에 따라 ‘재킷’과 ‘모노파일’ 방식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증단지 위주로 재킷식 하부구조물이 도입돼 상대적으로 모노파일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GS엔텍이 공급하는 모노파일이란 해저에서 해상풍력 발전기를 지탱해주는 주요 설비로, 대형 철판을 용접해 만든 원통형 구조물로서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를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한다.

모노파일은 기존 하부구조물 방식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 유럽에선 전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의 80%가 모노파일이다.

GS엔텍은 모노파일 공법을 도입하기 위해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네덜란드의 ‘Sif Netherlands BV’와 작년 7월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고, 첫 수주에 성공하며 성과를 거뒀다.

GS엔텍 관계자는 “Sif는 유럽에서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납기·품질과 관련해 잡음이 있었던 적이 없는 회사”라며 “Sif의 앞선 기술력과 공정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에 보수적인 일본 고객사와 높은 요구 기준의 유럽 고객사를 공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아윈드, 英 프로젝트에 모노파일 공급

지난 14일에는 세아제강지주 자회사 세아윈드가 영국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세아윈드는 스웨덴 국영 전력회사 ‘바텐폴’이 발주한 세계 최대 수준 해상풍력 발전 사업 ‘노퍽 뱅가드 프로젝트’에 약 1조4900억원(약 9억파운드) 규모의 XXL 모노파일 하부구조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세아윈드가 공급하는 하부구조물 제품 역시 모노파일이다. 유속이 강한 북해 지역 특성 상 심해에 하부구조물이 설치되는 점을 고려할 때 부식에 강한 강점이 있다.

특히 일반 하부구조물 대비 중량 무게를 지지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 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터빈 및 타워의 대형화가 진행되는 추세에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일본 최대 해상풍력 건설사 'NSE'와 고정식·부유식 하부구조물부터 해상변전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은 SK오션플랜트 야드 전경이다. [사진=SK오션플랜트]
SK오션플랜트는 일본 최대 해상풍력 건설사 'NSE'와 고정식·부유식 하부구조물부터 해상변전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사진은 SK오션플랜트 야드 전경이다. [사진=SK오션플랜트]

◇ SK오션플랜트, 일본·베트남과 파트너십 구축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오션플랜트는 지난 14일 일본 최대 해상풍력 건설사 ‘NSE’와 고정식·부유식 하부구조물부터 해상변전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일본 해상풍력 시장에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고정식 하부구조물(재킷)’용 핀파일(재킷을 암반에 고정하는 것)과 주요 재킷 컴포넌트를 공급한 SK오션플랜트가 일본에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오션플랜트는 앞서 지난 10월엔 베트남의 BaSon & SREC 컨소시엄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베트남은 현재 SK오션플랜트 해상풍력 재킷의 주요 수출처인 대만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물량 공급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에 진출한 SK오션플랜트는 현재 대만 시장에서 4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베트남을 해외 생산 거점으로 삼으면 해상풍력 시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시아를 넘어 호주 지역까지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 발전 주요 고정식 하부구조물 타입별 비교. [자료=NREL, KISTEP, 하이투자증권]
해상풍력 발전 주요 고정식 하부구조물 타입별 비교. [자료=NREL, KISTEP, 하이투자증권]

◇ 해상풍력 단지 증가로 하부구조물 시장도 성장

해상풍력 발전은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대단지를 조성할 수 있고, 육상풍력보다 더 밀도가 높은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2년 14GW였던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2030년 53GW, 2040년 110GW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 규모도 2030년 35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은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다”며 “대형 터빈 등 기술 발전 및 단일 프로젝트 규모의 증가로 해상풍력 발전단가가 하락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수요도 빠르게 증가해 2025년 이후 성장세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31년까지 신규 설치될 해상풍력 터빈 중 고정식 하부구조물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부유식 하부구조물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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