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극단주의 테러단체(ISIL)가 주한 미군 시설과 우리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 국가정보원은 19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IL(·IS의 다른 이름)이 국내 미 공군시설 및 우리 국민을 테러대상으로 지목하고 시설 좌표와 신상정보를 메신저로 공개하면서 테러를 선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ISIL은 전 세계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군기지 77개의 위치와 21개 국가 민간인의 신상정보를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했다. 그러면서 십자군과 싸우고 무슬림을 위해 복수하라는 표현으로 테러를 선동해 지구촌을 불안케 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관련 테러 지목이다. 국정원은 ISIL이 우리나라의 오산ㆍ군산 소재 미 공군기지의 구글 위성지도와 상세 좌표ㆍ홈페이지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복지단체 직원 1명의 이름과 이메일 및 주소도 공개됐다. 우리 국민의 신상정보는 복지단체 사이트 해킹을 가져갔다.
국정원은 "만약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여 주한 미 공군과 군·경 등 유관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으며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람은 경찰을 통해 신변보호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SIL이 언제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국정원은 덧 붙였다.
ISIL이 우리나라를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온라인 영문 선전지 '다비크'에서 국제동맹군 합류 국가를 '십자군 동맹국'으로 지칭하고 한국을 포함시켰다. 같은 해 11월에는 테러 위협을 담은 온라인 영상을 통해 ISIL에 대항하는 세계 동맹국이라며 60개국 국기 안에 태극기를 넣기도 했다.
이날 국정원의 발표는 우리나라와 주한 미군 시설이 언제든 ISIL의 테러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ISIL이 우리나라를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것을 알았다면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테러 하면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고, 나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등 많은 도시가 테러 공격을 받았는데 이런 끔찍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국정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5년간 국내 입국한 테러단체 가입자 50여명을 출국시켰다. 또 사회에 불만을 품은 내국인 2명이 ISIL 가입을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런 것들은 우리나라가 테러에서 예외 지역이 아님을 잘 말해준다.
테러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우리나라도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철저하게 대배하는 것이고, 둘째는 만에 하나 테러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테러를 모의하는 사람이나 단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ISIL은 최근 공연장 음식점 대중교통 시설 등 '소프트 타킷'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테러 대상이 무방비 상태인 점을 이용해 많은 사람에게 공포감을 주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이나 전기 에너지 등 기간시설도 물론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국정원의 이날 발표는 한 귀로 듣고 흘릴 일이 아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 만일의 경우 테러가 발생해도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줄일 수 있다. 국가기관과 국민은 힘을 합쳐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