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드링크형 박카스 발매…3M 전략 성장 가속
제품 혁신 지속…젤리·얼박 등 전 세대 겨냥 라인업 확장
트렌드 반영 국민 응원 광고…국민 어려움 회복 지원도
다양한 분야 협업…대한민국 피로회복 100주년 향해

한 달이 멀다 하고 새 제품이 나오고 계절 단위로 트렌드가 바뀜에 따라 기업들도 소비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상품 기획과 개발, 마케팅에 고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장을 개척하고 각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장수상품도 적지 않다. 장수 상품들의 오랜 유지 비결은 출시 당시 인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리뉴얼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이들이 어떻게 발전해왔고 현재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1993년 박카스F 발매 후 루트카 앞에서 강신호 명예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동아제약]
1993년 박카스F 발매 후 루트카 앞에서 강신호 명예회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동아제약]

박카스는 지난 60년 동안 남다른 전략으로 인기를 얻으며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 자리매김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60년 간 소비자와 소통해 온 박카스는 100년 이상 장수상품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1963년 드링크형 박카스 발매…3M 전략 성장 가속

박카스의 이름은 로마신화의 술과 추수의 신 '바커스(Bacchus)'에서 유래됐다.

고(故)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간장을 보호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던 중 독일 유학 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 지하홀 입구에 있던 바커스를 떠올렸다.

바커스 신은 주당들을 지켜주고 풍년이 들도록 도와준다. 당시 회사명이나 성분명을 이용해 제품명을 정하는 것이 고작이던 시대, 의약품의 이름에 신화 속 신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파격적이었다.

동아제약은 한국 전쟁 이후 허약해진 국민들을 위해 1961년 피로회복제 박카스를 출시했다. 처음에는 알약 형태로 출시했으나 당시 알약을 만드는 기술이 미숙해 박카스 정이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동아제약은 다음해 작은 유리병 안에 내용물을 넣은 앰플 형태의 제품인 박카스를 새로 선보였다. 하지만 운송 중 용기가 깨지는 문제가 발생했고 1963년 8월 현재와 같은 병에 담긴 음료 형태의 박카스가 탄생했다.

동아제약은 현재의 드링크 형태로 바뀐 1963년 8월8일을 박카스 발매일로 공식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박카스는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피로 해소와 영양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지속 성장해왔으며 현재까지 큰 인기를 유지 중이다.

2015년에는 국내 제약사 중 단일제품으로 처음 연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497억원을 내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226억병을 돌파했다.

이렇듯 박카스가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가 된 배경에는 박카스만의 남다른 3M 전략이 꼽힌다.

3M이란 대량생산(Mass Production)과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의 합성어다.

박카스는 전통적 의약품 광고스타일인 의사·약사 타깃 광고에서 벗어나 TV, 라디오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했다. 인기 TV 외화였던 '전투(Combat)'에 독점 협찬 광고까지 제공했다.

박카스D는 출시 1년 만인 1964년 670만병이 판매되는 등 대량광고 효과를 빠르게 입증했다.

박카스D가 성공조짐을 보이자 '제약사→도매상→소매약국'으로 이뤄진 전통적인 유통경로에서 벗어나 소매 직거래를 뼈대로 하는 '박카스 루트세일'이 도입됐다. 영업사원들이 전국 2만여개 약국에 직접 방문하면서 판매에 나섰다. 

3M 전략이 본격화된 1965년부터 박카스D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1965년 판매량 980만병에서 다음해 200%이상 성장한 3000만병, 1968년에는 7006만병까지 늘었다.

이러한 박카스의 성장은 동아제약이 국내 제약업계 정상으로 올라서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 디카페 [사진=동아제약]
박카스D, 박카스F, 박카스 디카페 [사진=동아제약]

◇제품 혁신 지속…젤리·얼박 등 전 세대 겨냥 라인업 확장

박카스는 큰 인기를 얻고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제품을 강화하며 혁신을 이어갔다.

1990년대 초 박카스D에서 박카스F(포르테)로 리뉴얼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타우린 성분을 두 배로 늘린 박카스D(더블), 여성과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박카스 디카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박카스는 2011년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며 기존 거래처인 약국을 넘어 편의점, 슈퍼, 할인점에서도 살 수 있게 됐다.

박카스D는 약국에서, 박카스F는 편의점과 할인점,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박카스 디카페는 약국, 편의점, 할인점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3가지 제품 모두 주성분은 타우린이다. 박카스D에는 타우린이 2000mg 들어있고 박카스F와 디카페는 타우린이 1000mg 함유돼 있다. 박카스 디카페 제품은 2021년 11월 패키지가 리뉴얼 됐다.

박카스맛 젤리 [사진=동아제약]
박카스맛 젤리 [사진=동아제약]

앞서 2018년에는 박카스맛 젤리도 출시됐으며 지난해 11월 박카스 캐릭터인 '기운찬'을 내세워 리뉴얼된 패키지로 판매중이다.

또 박카스는 2018년 얼박(얼려먹는 박카스) 등을 출시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도록 라인업을 확장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는 캔박카스 형태로 수출되고 있다. 2009년 처음 캄보디아로 해외 수출을 시작했으며 각종 이벤트 및 샘플링을 통해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현지화 전략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2020~2021년 매출액이 다소 감소했으나 2022년 엔데믹을 맞아 위축된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주요 해외 판매국가는 캄보디아, 필리핀, 몽골 등이며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957억원을 기록했다.

2012년 박카스광고 [사진=동아제약]
2012년 박카스광고 [사진=동아제약]

◇트렌드 반영 국민 응원 광고…국민 어려움 회복 지원도

박카스는 제품뿐만 아니라 소비자와의 소통방식에서도 다양한 혁신을 추구했다.

특히 단순한 상품 광고가 아닌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해 국민 응원 메시지를 담은 광고로 소비자의 공감을 끌어냈다.

1998년 박카스 TV광고는 '지킬 것은 지킨다'라는 카피를 내세워 젊은 세대로 브랜드 타깃을 넓혔다.

2012년부터는 '풀려라 5천만! 풀려라 피로' 메인 카피와 함께 N포세대라고 불리는 청춘들, 출산과 육아에 전념하며 힘을 내는 이 시대의 엄마, 아빠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기획했다.

2020년에는 개인적인 피로뿐 아니라 사회적인 피로를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회복’편을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전통 시장을 살린 청년 상인의 이야기를 담은 ‘전통시장’ 편을 선보였다.

지난해 송출된 ‘선생님 편’은 코로나19로 달라진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의 삶과 피로를 응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60주년을 기념해 온에어한 광고에서는 지난 60년간 대한민국의 시대적 배경과 사건들을 어우러지게 구성했으며 각 시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킨 국민들을 향한 감사의 메시지를 담았다.

또 박카스는 실제로 국민들의 어려움에 힘을 보태며 소통했다.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2020년 동아제약은 당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경북 지역 시민들과 의료진을 위해 대구광역시 약사회, 경상북도 약사회를 통해 박카스 1만병을 대구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경상북도청 등에 전달했다.

전국 100여개 마스크 생산업체를 찾아가 박카스를 전달하기도 했으며 서울시립동부병원 의료진을 위해 박카스와 마스크, 구강청결 용품을 지원했다.

2021년에는 자영업자와 배달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박카스 1만병을 전달하기도 했다.

또 소외된 섬 지역을 찾아 매달 봉사활동을 펼치는 '섬마을봉사연합 IVU'에 박카스와 박카스맛 젤리를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이전에는 외환위기로 어려웠던 1998년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국토대장정 행사 '박카스와 함께하는 국토대장정'을 개최해 20년 넘게 대한민국 청춘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기도 했다.

박카스-카카오프렌즈 콜라보레이션 굿즈 [사진=동아제약]
박카스-카카오프렌즈 콜라보레이션 굿즈 [사진=동아제약]

◇다양한 분야 협업…대한민국 피로회복 100주년 향해

박카스는 60주년을 넘어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장수브랜드로 도약을 위해 다양한 분야와 협업도 진행해왔다.

지난해 초 삼성생명과 손잡고 삼성생명 ‘건강자산’ 전용 박카스D 에디션을 제작했다.

동아제약이 소유한 박카스 루트카를 ‘건강자산 캠페인’ 모티브로 디자인해 전국 삼성생명 지점을 방문해 임직원 및 일반인에게 건강자산 박카스D 에디션을 증정하는 건강자산 캠페인 전국투어 이벤트를 함께 진행했다.

MZ세대로 일컫는 젊은 층을 겨냥한 콜라보도 지속적으로 진행해 박카스 소비 연령층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해 6~8월 여름시즌에는 CGV와의 콜라보를 통해 파우치 형태의 박카스 ‘얼박’ 단품, 팝콘과 얼박을 세트로 구성한 ‘얼박싱 세트’를 전국 CGV 상영관에서 판매했다.

수능 국어 모의고사 브랜드인 한수 모의고사와 콜라보를 통해 ‘한수모의고사 박카스 회차’를 제작해 지난해 9월부터 수능 당일인 11월17일까지 판매했다.

모의고사집 구매 시 박카스맛 젤리 1봉이 제공돼 수험 공부로 지친 수험생들에게 간식으로 좋은 호응을 얻었다.

MZ세대들에게 인기 많은 카카오프렌즈와의 콜라보도 진행했다. 카카오프렌즈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과 ‘춘식이’을 활용한 굿즈들로 박카스 롱필로우 세트, 여성·남성용 파자마, 멀티 파우치, 접착메모지, 피규어키링 등 총 11개의 상품이 출시됐다.

또 박카스는 스포츠 분야와도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동아제약은 미래 골프 유망주를 육성하기 위해 2005년부터 ‘박카스배 SBS GOLF 전국시도학생골프팀선수권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 운동선수 전문 재활센터인 ‘포랩 스포츠과학 운동센터’, 야구 및 골프 유망주들의 집중 트레이닝 센터인 TNE 수원점에 ‘박카스 냉장고’를 설치해 센터를 찾은 스포츠 선수들에게 박카스 및 박카스 맛 젤리를 제공해 선수들의 회복과 열정을 응원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올해로 발매 60주년을 맞은 박카스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10병, 100병 포장단위 패키지에 60주년 엠블럼 스페셜 에디션 패키지를 제작해 한정기간 판매했다.

스페셜 에디션에 적용된 디자인은 출시 60주년을 기념하는 엠블럼으로 여러 개의 선을 통해 60년간 소비자와 박카스가 함께한 시간을 상징했다.

박카스는 60년을 넘어 100년까지 대한민국의 피로회복을 위해 나아갈 예정이다.

굿모닝경제 정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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