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LS마린솔루션, 대만에 영업거점 설립…풍부한 노하우로 턴키수주 기대
대만, 해상풍력 중심으로 풍력사업 키워…해저케이블 수입액만 1억5천만달러
대한전선, 국내 최대 해상프로젝트 참여…내부망 해저케이블 공급 및 시공 맡아

LS마린솔루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사진=LS전선]
LS마린솔루션 해저케이블 포설선 'GL2030'. [사진=LS전선]

국내 주요 전선업체들이 바다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해저 케이블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한편, 해저 시공 사업까지도 추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체들은 국내를 포함해 대만, 바레인 등 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S전선 자회사 LS마린솔루션은 이날 대만 타이페이시에 영업 거점을 설립하고, 해저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거점 설립을 계기로 약 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해저 시공 사업 수주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해저 시공 업체 중 첫 해외 거점이다.

◇ LS전선·LS마린솔루션, 대만 해상풍력사업 시너지 기대

실제 대만 정부는 ‘2025 에너지 전환’이라는 정책 목표 아래 2025년까지 풍력발전 설비 용량과 발전량을 각각 6938㎿, 235억㎾h까지 확대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대만은 2025년까지 5.5G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완공하고, 2035년까지 15GW를 추가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기준 대만이 목표로 하는 해상풍력의 설비용량·발전량 비중은 전체 풍력발전의 80%를 넘는다. 2021년 기준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 실적은 목표보다 현격히 낮은 수준이어서 남은 기간 동안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부터 총 4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해저케이블 자재 및 시공 사업의 발주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의 해상풍력 사업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으로 독일, 한국, 덴마크 등으로부터 해상풍력발전 관련 품목을 수입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대만의 해저케이블 수입액은 1억4535만6000달러에 이른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 컨소시엄으로 케이블 사업과 시공 사업의 턴키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턴키 수주는 설계·조달·시공 등을 포함하는 일괄 수주 방식을 뜻한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그동안 대만에서 수년간 대규모 사업을 수주해온 만큼, 충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LS전선은 대만 1차 해상풍력단지 건설 사업의 8개 프로젝트에 대한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모두 따냈다. 2019년부터 누적 수주액만 약 1조원에 이른다.

LS마린솔루션 역시 2017년 대만 서해 펑후섬과 본토 사이 22㎞ 해저케이블을 시공, 해저 공사에 중요한 기후, 조류, 지질조사 등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대만에서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해저케이블만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면서 “LS마린솔루션과 협력해 시공 사업까지 확대하면 사업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S전선은 지난 8월 해저케이블 전문 시공업체인 KT서브마린의 지분을 인수, 시공 역량을 강화했다. 이후 KT서브마린은 ‘LS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해저케이블의 제조와 시공까지 일괄 공급이 가능한 곳은 세계적으로 5개 업체 정도에 불과하며, 국내는 LS전선이 유일하다.

대한전선, 안마해상풍력 관계자가 우선공급대상자 선정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대한전선, 안마해상풍력 관계자가 우선공급대상자 선정식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한전선]

◇ 대한전선, '안마해상풍력사업' 우선공급대상자 선정…미·유럽·중동으로 수주 확대

대한전선은 이날 ‘안마해상풍력사업’의 해저케이블 우선공급대상자로 선정돼 해상풍력 업체인 안마해상풍력와 우선공급계약(PS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안마해상풍력은 전라남도 영광군 안마도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해상에 조성되는 532㎿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이다. 여의도 약 29배의 풍력단지로, 국내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7년에 건설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해상풍력 단지 내에서 사용되는 내부망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 일체를 맡는다. 내부망은 풍력발전기와 발전기 사이, 발전기와 해상 변전소 사이를 연결하는 케이블로, 해상풍력단지가 커질수록 소요량이 늘어난다. 국내 최대 규모인 만큼, 내부망 케이블 소요량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전선은 현재 건설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납품될 해저케이블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대규모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하도록 충남 당진의 고대부두 배후부지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부터 66㎸급 내부망 케이블 공급이 가능하며, 순차적으로 154㎸ 외부망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구축하고, 단계적으로 345㎸ 외부망과 525㎸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생산 설비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앞서 바레인 수전력청(EWA)이 발주한 초고압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바레인에서 따낸 첫 수주로, 수주 금액은 약 6000만달러 규모다. 바레인 북서쪽에 위치한 알 자스라 지역에 건설되는 신규 변전소와의 연계를 위해 400㎸급 지중 전력망을 구축하는 턴키 사업이다.

대한전선은 국내를 포함해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중동에서도 다수 프로젝트를 완수하며 각국 전력청들로부터 수행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미국·유럽 시장에도 신규 수주를 확대해 실적 상승세를 유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상반기 매출 1조4583억원, 영업이익 417억원을 달성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400억원을 넘어선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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