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미드, 강철보다 5배 단단하고 고온에서도 견뎌 쓰임새 확대
코오롱인더, 연말까지 1.5만톤으로 생산 능력 확대…“증설 물량 중 70% 공급 계약”
효성첨단소재, 베트남 아라미드 공장 신설 검토
태광산업, 파라아라미드 만들어 고객사 요구 충족

코오롱인더스트리 아라미드 펄프와 자사 제품을 적용한 유기계(NAO) 브레이크 패드.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 아라미드 펄프와 자사 제품을 적용한 유기계(NAO) 브레이크 패드.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 효성, 태광 등 주요 기업들이 강철보다 단단한 실로 불리는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5세대(5G) 광케이블, 전기차용 타이어 등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요가 폭등하고 있어서다.

‘슈퍼 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단단하고 가벼운 데다 약 500℃의 고온에서도 견디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동안 방탄복·소방복 등 각종 보호 장비에 사용됐는데, 최근 산업용 보강재로 각광받으면서 우주·항공 소재 등으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아라미드 생산시설을 확충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코오롱인더, 1.5만톤으로 생산능력 확대…"증설물량 70% 공급계약 체결"

코오롱그룹 산하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구미공장에 올해 연말까지 2300억원을 투자해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설비 증설을 통해 현재 연간 7500톤 수준인 아라미드 생산 규모를 연말까지 1만5000톤으로 확대해 내년 초부터 생산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증설 물량 중 70%가량은 이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남은 기간에도 지속적으로 프리마케팅을 진행해 완공 후 조기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는 아라미드 펄프 공장도 증설한다. 220억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생산능력을 1500톤에서 3000톤으로 키울 계획이다.

아라미드 펄프는 원료인 아라미드 원사를 절단한 뒤 물리적 마찰을 가해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제품을 말한다. 내열성과 내마모성이 우수해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와 클러치, 개스킷 등 보강재로 사용된다. 브레이크 패드에 사용되는 아라미드 펄프의 경우 기존 브레이크 패드 대비 분진이 감소해 친환경적이다. 제동력이나 소음 저감 등에서도 성능이 더 우수하다.

아라미드 펄프는 2025년 시행될 예정인 ‘유로7’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소재다. 유로7은 유럽 내 차량 생산·판매하는 기업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질소산화물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등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도록 하는 규제다.

효성첨단소재가 '밀리폴 파리' 전시회에 참가해 선보인 방탄 헬멧. 아라미드 섬유 '알켁스'가 적용된 경량화 제품이다. [사진=효성]
효성첨단소재가 '밀리폴 파리' 전시회에 참가해 선보인 방탄 헬멧. 아라미드 섬유 '알켁스'가 적용된 경량화 제품이다. [사진=효성]

◇ 울산에 터 잡은 효성첨단소재, 베트남으로 영역확장 검토

효성그룹 주력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는 2009년 아라미드 상업화에 성공한 뒤 꾸준히 생산 규모를 늘려 왔다. 2020년에는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613억원을 투자해 이듬해 증설을 완료했다. 이로써 연산 1200톤 규모였던 생산 규모는 3700톤으로 확대됐다.

효성첨단소재는 국내외 판매법인을 통해 국내외 많은 타이어 제조사들로 아라미드 판매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굿이어, 컨티넨탈, 미쉐린 등이 효성첨단소재가 생산한 아라미드를 공급받고 있다.

현재 울산에서 아라미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효성첨단소재는 제2의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검토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6월 조현준 회장이 베트남에 다녀온 이후 아라미드, 탄소섬유, 바이오디젤 등 첨단소재 산업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사는 ▲아라미드 세(細) 데니어 원사 제조 기술 ▲아라미드 원착사 ▲아라미드 방탄 솔루션 등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 태광산업, 파라아라미드 생산해 고객사 요구 충족

태광그룹 섬유·석유화학 계열사 태광산업은 1450억원을 투자해 울산 화섬공장 아라미드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연산 3500톤을 증설해 총 5000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라미드 제품은 크게 메타아라미드와 파라아라미드로 나뉘는데, 태광사업은 파라아라미드를 생산한다.

태광산업은 파라아라미드 원사 상업생산 이후 지속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연사품, 단섬유, 방적사, 직물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 생산 기술을 확보했다. 여러 산업 분야의 수요별·용도별 특화된 제품 형태로 공급함으로써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태광산업이 생산하는 아라미드 고유 브랜드인 ‘에이스파라(ACEPARA)’는 파라아라미드 섬유다. 중량은 강철의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도는 5배 이상이고 내열성이 우수한 슈퍼 섬유로 꼽힌다.

방위 산업(방호·방탄)뿐만 아니라 소방·안전 분야, 산업용 보강재(광케이블, 고무호스·벨트, 타이어코드 등), 우주 산업 등 산업 전반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태광산업은 신제품인 ‘공중합 아라미드 섬유’ 개발을 완료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룬다는 방침이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