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제 9주년 특별기획] AI 혁명…기회인가, 위기인가
2022년 오픈 AI가 공개한 챗GPT 이후 초거대 AI 본격화
대한민국, 초거대 AI 특허 출원률 4위…기업으로는 삼성 1위
윤석열 대통령, '전 국민 AI 일상화' 전략…1조원 예산 투입

인공지능(AI)은 4차 산업혁명의 완성이다. 1956년 미국에서 ‘사람의 지능을 닮은 기계’로 등장한 AI는 67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의 중심에 섰다. 로봇, 자율주행, 가상현실, 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은 AI로 귀결된다. 지난해 11월 챗GPT의 등장으로 우리는 ‘초거대 AI’ 시대에 진입했다. AI는 거스를 수 없는 혁명이다. 인류의 삶을 바꿀 거대한 파도다.
AI는 기회이자 위기다. 굿모닝경제는 창간 9주년을 맞아 경제, 사회, 문화, 법제도 등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는 AI를 집중 조명한다. 초거대 AI 시대, 굿모닝경제는 선두에 서 AI에 의해 한 단계 도약할 한국 경제의 순간을 함께 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4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식의 확장을 통해 끊임없이 발전을 이어온 인류에게 2016년 알파고-이세돌 대국은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지적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는 계기가 됐다. 

세계는 바야흐로 AI 전쟁 중이다. 

2022년 오픈AI가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를 처음 공개했다. 챗GPT는 출시되자마자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챗GPT의 기반이 되는 초거대 AI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가와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AI 주도권 확보가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선도 국가와 기업의 지위를 유지해주는 열쇠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2년 오픈 AI가 공개한 챗GPT 이후 초거대 AI 본격화

특허청에 따르면 지식 재산권 5대 주요국(IP5: 한·미·일·중·유럽)에 출원된 초거대 AI 관련 특허 출원은 최근 10년(2011~2020년) 사이 약 28배(2011년 530건 → 2020년 1만4848건·연평균 44.8%)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2016~2020년)간은 연평균 증가율이 61.3%로 출원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는 2016년의 알파고 이후 AI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진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출원인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35.6%·1만5035건), 중국(31.0%·1만3103건), 일본(11.6%·4906건) 순이었으며 우리나라는 4위(11.3%·4785건)를 차지했다. 다만 연평균 증가율에서는 한국(연평균 89.7%)과 중국(연평균 79.3%)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2011년에는 연간 6건 출원에 그쳤으나 2020년에는 연간 1912건에 달해 319배나 급성장했고 2019년부터는 연간 출원량이 일본을 추월했다.

초거대 AI의 기술 개발 경향을 보면 데이터 생성 기술이 69.3%로 주를 이뤘으며 학습 모델(25.8%)과 특화 서비스(16.4%) 기술이 뒤를 이었다. 

주요 출원인을 보면 ▲삼성(1213건·2.9%) ▲IBM(928건·2.2%) ▲구글(824건·2.0%) ▲마이크로소프트(731건·1.7%) ▲바이두(572건·1.4%) 순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기업과 연구기관으로는 1위는 삼성, 10위 LG(384건·0.9%), 25위 스트라드비젼(209건·0.5%), 36위 전자통신연구원(157건·0.4%), 66위 한국과학기술원(80건·0.2%) 등이 있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 다양한 분야의 출원인들이 세계적인 특허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청남대에서 관람객들이 안내 로봇에게 관람 정보를 안내받는 모습. [사진=KT]
사진은 청남대에서 관람객들이 안내 로봇에게 관람 정보를 안내받는 모습. [사진=KT]

◇대한민국, 초거대 AI 특허 출원률 4위…기업으로는 삼성 1위

초거대 AI 시대에 생존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삼성과 LG, SK, 현대차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AI 조직을 운영하며 기술 개발과 함께 로봇과 자율주행차, 제조 현장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챗GPT의 등장 이후 AI 기술 기반을 다져오던 국내 기업들도 생성형 AI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직접 경쟁을 선언했다. 오픈AI의 챗GPT에 맞서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전면에 내세웠고, 카카오는 코GPT 2.0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등 생성형 AI로 제2의 검색 혁명을 꾀하는 글로벌 빅테크와 차별화해 한국형 생성형 AI라는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어가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AI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로봇과 자율주행, 통신 기술에 AI 기술을 접목시키며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룹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로봇 등 핵심 기술에 AI를 적용해 새로운 시장 창출에 나서는 동시에 기업 활동 전반에 AI를 적용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중심이 돼 그룹 차원에서 AI 시대 주도 의지를 다지고 있다. LG 역시 그룹에서 인재 양성 및 전략 수입 등을 주도하는 동시에 LG만의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가간 AI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AI 경쟁에서 밀리면 2류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세계를 휘감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AI를 둘러싼 표준, 통상, 규제, 반도체, 융복합 산업, 안보와 국방까지 전방위에서 맞붙고 있다.

중국의 생성형 AI는 아직 복제 학습 혹은 검증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이른바 'BAT' 대기업과 다양한 스타트업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2019년부터 국가 안보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자국 AI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자 이를 우회하려는 차원에서 AI를 경량화하거나 산업 특화하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AI의 핵심인 데이터의 유통과 활용에 대해 미국은 초국적 유통과 개방을 강조하는 입장인 반면, 중국은 국제 데이터 규범을 새롭게 설정하자며 맞서고 있다.

이밖에 영국도 10개년 AI 육성 계획을 수립하고 국가 차원에서 AI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도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및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0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및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전 국민 AI 일상화' 전략…1조원 예산 투입

다소 늦긴 했지만 우리나라도 AI 국가 전략을 수립해 실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13일 정부는 내년부터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전 국민 AI 일상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AI와 디지털 역량이 산업의 수준을 좌우한다"며 "AI·디지털 분야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전 산업의 발전과 도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초거대 AI 기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초거대 AI는 반도체, 데이터, 플랫폼 서비스를 비롯해 전·후방산업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정부의 지원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위한 마중물"이라고 했다.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사회적 약자의 건강 관리와 돌봄, 중증 질환의 진료 보조 등 복지, 교육, 문화에 AI를 확산하고 소상공인, 전문직, 농·어민, 기업체 대상으로는 업무 보조, 생산 관리 등 일터를 AI로 대체해 업무 효율화에 나설 예정이다.

AI 기술의 위험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AI 윤리·신뢰성을 강화하고 AI가 창작한 저작물의 권리 인정 등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AI가 이끌어가는 미래가 세계를 진보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일자리를 빼앗고 인간 소외를 불러올 것이라 우려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인류는 끝없이 발전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갔다. 과거 사진기가 처음 발명됐을 때 미술업계가 전부 망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본인만의 독창성을 가진 작가의 작품은 그 값어치가 더 뛰어올랐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디지털 강국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끊임없는 혁신과 열정으로 이 자리를 지켜왔다. AI를 발판으로 초거대 AI과 함께 이끌어갈 미래를 받아들이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변화는 끝이 없다.

굿모닝경제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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