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넷플릭스, 3년 이상 끌어온 소송 '종지부'…화해 모드로 전환
SKT·SKB·넷플릭스, 함께 다양한 상품 출시…기술적 제휴도 계획
망 이용대가 입법 귀추 주목…글로벌선 '막대한 트래픽 부담 져야' 무게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사옥 전경. [사진=SK브로드밴드, 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 넷플릭스 사옥 전경. [사진=SK브로드밴드, 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SKB)가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를 쟁점으로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벌여온 소송이 막을 내렸다. 오랜 기간 진행된 소송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화해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망 중립성 논란은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이 빅테크 망 투자 분담 의무화에서 망 이용대가를 받는 방식 등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분쟁을 종결하고 파트너로 함께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넷플릭스 3사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렇게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양측은 망 사용료 등으로 진행 중인 모든 소송을 상호 취하한다. 양사는 고객을 우선시하겠다는 의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SK텔레콤의 요금제와 SK브로드밴드의 IPTV 상품과 결합한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기술적 제휴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 3년 넘는 시간 동안 계속된 분쟁…왜

2019년 SK브로드밴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이용대가 협상 중재를 요청해 재정을 신청했다. 넷플릭스 때문에 생기는 트래픽이 통신망에 부담을 준다는 것이 골자다. 

이후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2020년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걸었다. 2021년 1심 재판에서 넷플릭스가 패소하면서 넷플릭스가 지불해야 할 망 이용 대가가 272억원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항소했고 SK브로드밴드는 부당이득반환 청구 반소를 제기했다. 그 후 망 사용료를 중심으로 소송은 계속됐다. 망 사용료에 대한 감정 방식 등으로도 공방을 벌여왔다.

올해 7월까지 망 사용료 산정 방식과 주체 관련된 의견차가 이어지다가 이날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넷플릭스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모든 전쟁이 끝났다.

◇ SK브로드밴드에서도 넷플릭스 본다

IPTV 3사 중 SK브로드밴드에서는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없었지만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인해 SK브로드밴드 고객들도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모두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윈윈인 것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고객이 스마트폰·IPTV(B tv)등에서 편리한 시청 경험 및 결제 방식으로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번들 요금제 및 다양한 상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KT·LG U+ 고객의 경우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었지만 그간 분쟁으로 인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고객들을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없었다. 이번 협력으로 SK브로드밴드, SK텔레콤 고객들도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 넷플릭스 활용한 다양한 상품…기술 협력도 '맞손'

최환석 SKT 경영전략담당은 “이번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시 하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철학에서 출발했으며 SK텔레콤이 축적한 기술을 접목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도 AI Company로의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 국내외 다양한 플레이어와 상호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SK텔레콤·SK브로드밴드·넷플릭스가 그간의 분쟁에서 물러나 미래 지향적인 관점으로 협력 구조를 이룬다는 말이다. 다양한 상품 출시를 넘어 상호 간 기술적인 부분도 협력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T우주에도 넷플릭스를 결합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넷플릭스가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와 관련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024년 상반기부터 새로운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추가로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대화형 UX,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인공지능(AI) 기술로 소비자 친화적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해 넷플릭스와 함께 방안을 모색한다.

양측은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공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는 소송 취하와 함께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 대가에 상응하는 금액이나 경제적 가치를 지불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자체 네트워크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는 무상 제공할 예정이다. 3사는 OCA의 배치를 포함한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막대한 트래픽의 글로벌 기업들 책임 분담 분위기 형성돼

한국의 경우 '망무임승차방지법'의 법안이 다수 발의됐는데 핵심은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화다. 글로벌 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해 국내 통신망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설비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양사의 이번 함의로 망값 의무화 관련 법 제정의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EU는 빅테크의 망 투자 분담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최근에는 한국 처럼 망 이용대가를 받는 방식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실제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망 인프라 품질 보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만큼 막대한 트래픽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유럽통신사연합회(ETNO)도 최근 빅테크의 망 투자 기여와 정부의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망 이용대가 입법 논의 이번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갈등 봉합을 계기로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굿모닝경제 곽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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