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인사 조정 당분간 없어…미뤄진 1년치 인사는 신중히
적극적 M&A·체질개선 속도…"네트워킹으로 뭉친 역량 도모"

김영섭 KT 대표가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사진=KT]
김영섭 KT 대표가 GSMA 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사진=KT]

"통신 역량도 정보기술(IT) 역량에 따라서 좌우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대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8일 외부행사 데뷔전에 나선 김영섭 KT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조직의 안정을 우선시 하되 IT 역량을 키우는 데 앞장 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취임 이틀째에 외부에서 이권 카르텔로 지목된 고위급 인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카르텔 의혹을 받는 임원에 대한 인사를 단행해 여러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과감히 쳐 낼 것은 쳐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날 김 대표는 모바일 360 APAC 콘퍼런스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르며 통신사 주도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하면서 기조 연설에 나섰다. 이어 오후에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기조 연설에서 김 대표는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기업들은 통신사업자(Telco)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아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런 문제들을 격파하기 위해 변화의 중요성을 전제한 뒤 IT 역량 축적과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 취임 후 가장 강조한 것은 'ICT 기술'

김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ICT(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IT역량이 충족된다면 Telco와 합쳐져 ICT가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무한하게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ICT 분야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업 초기 단계인 스마트 시티·헬스케어 분야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초기 시장을 선점해 주도해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대표는 LG CNS 사장,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을 경력을 가진 ICT 분야의 전문가로 근무한 경험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 극단적인 인사 단행은 NO…'ONE KT' 만든다

김 대표가 취임하면서 일각에서는 KT의 인사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인사관련 문제에 대해서 김 대표는 "이번 인사가 여러가지 문제를 걷어내고 KT인들이 함께 마음을 맞춰서 출발할 수 있는 시발점을 만들 것"이라며 "대규모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공백 등으로 1년치의 인사가 미뤄진 상황이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서 신중하게 다룰 것이라는 의중을 비쳤다.

또 요직에 맞춰 훌륭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가 KT내에 있다면 우선적으로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내·외 인재를 가리지 않고 선발해 좋은 KT를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 KT, AI 풀스택 '업스테이지' 합류하나…생태계 확장에 발 벗는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가 KT의 AI 풀스택 사업에 합류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김 대표 취임 후 첫 투자가 된다.

KT 관계자는 "리벨리온, 모레 등의 기업에 투자를 통해 여러가지 사업적 시너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며 "초거대 AI 믿음 공개를 통해 더 큰 생태계 확장을 위해 독보적 데이터를 가진 기업, 특별한 영역에서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찾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스테이지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확실한 확답은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영섭 KT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곽유미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곽유미 기자]

◇ 시장 경쟁력 확보 위헤 인수합병?…"네트워킹으로 뭉친 역량 도모"

김 대표는 모바일 360 APAC에서 다방면의 고객·파트너사·기술기업들과 협력하는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통신사업자간 네트워크 및 차세대 통신서비스 협력·기술혁신 스타트업과 제휴 및 인수합병(M&A)를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KT의 향후 M&A에 관련해 김 대표는 "스타드업이나 타 기업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체질개선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며 "ICT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고 이 과정에서 인수합병을 필요한 수준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M&A를 통해 타사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네트워킹으로 뭉친 역량을 도모한다는 그림이다.

◇ 5G 품질, 통신비 인하 관련 문제 뛰어넘을까 

통신업계는 5G 품질과 가계 통신비 인하 관련 문제들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정부가 통신비 추가 인하를 시사하면서 통신사들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통신 역량도 IT 역량에 따라서 좌우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통신 분야도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우선적 과제가 IT 역량이라고 보고 있다"며 "정부가 통신산업데 대한 주문에 대해서는 좋은 정책을 정부가 제시해 업계 자체가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선도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사업자간 힘을 모아 합리적인 수준에서 고객과 회사 주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본래 시행해온 주주환원 정책이 지난해로 끝난 상황이다.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한 만큼 김 대표와 이사회가 상의해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향후 2년 7월간의 임기동안 성장기반과 에너지를 축적해 성장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경제 곽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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