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항공유, 재생‧폐기물 연료서 생산한 항공 연료...탄소 배출 80%↓
국내서는 석유대체연료로 석유 제품 제조 불법...산업부 "제도 정비 나서"
업계 "기존 항공유 대비 5배 비싸...가격 경쟁력 확보 위한 논의 필요"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항공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항공기 탄소 배출을 줄여주는 바이오항공유가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바이오항공유 산업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가격이 비싸 시장화까지 오래 걸릴 전망이다.

바이오항공유는 석탄이나 석유 대신 폐식용유, 사탕수수 등 친환경 원료를 통해 생산한 항공연료이다. 재생‧폐기물 연료에서 생산해서 지속가능항공유(SAF)라고도 불린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항공기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1㎞당 285g이다. 버스(68g), 기차(14g)보다 훨씬 많다. 2019년 기준 항공기가 배출한 탄소량은 전체의 2.8%를 차지했는데 앞으로 항공 수요 증가와 더불어 2050년에는 5%로 증가할 전망이다.

바이오항공유를 사용하면 탄소 배출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기존 연료와 최대 50%까지 혼합 사용이 가능해 모든 항공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4월 2025년부터 유럽 내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 전체 연료의 2%를 지속가능항공유로 대체하는 의무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비중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점차 높아진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자국 내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생산·판매된 지속가능항공유에 한해 1갤런(약 3.78리터) 당 최대 1.75달러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유럽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지난해 3월 세계 최대 여객기 A380으로 바이오항공유를 100% 사용해 시험 비행을 하기도 했다.

국내 정유업계와 항공업계도 지속가능항공유 생산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개발 속도가 더디다. 바이오항공유 가격이 기존 항공유 대비 2~5배 비싸고 아직 전체 항공 연료 소비량의 0.01%에 불과해 시장성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너지 정보지 아거스(Argus)에 따르면 바이오항공유 가격은 지난 6월 싱가포르 선적 기준 1톤당 2659.78달러다. 기존 항공유의 가격 지표인 싱가포르(MOPS) 항공유 가격은 1톤당 710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약 4배 차이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제도적 한계도 있다. 현행법상 석유와 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서는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 '석유 제품'을 제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바이오가스, 바이오에탄올 등만 바이오 연료로 명시하고 있다.

즉 정유사가 원유가 아닌 동·식물성유지, 폐식용유 등 석유대체연료로 석유 제품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이에 문제를 느낀 산업통상자원부는 현행법상 바이오항공유를 친환경바이오에 포함하고 석유정제업자가 친환경 대체원료도 정제할 수 있게 하는 등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제도 정비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과 GS칼텍스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다음 달 미주노선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해외에서 바이오항공유를 들여와 배합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이 중요해도 수요가 없다면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결국 시장화가 되지 않는다"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항공유 사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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