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상반기 판매량 글로벌 3위…전년比 10.9% 증가
그룹 "2030년 전기차 생산 364만대"…현대차 "2030년 200만대 판매"
연구개발 역량 강화…"2030년까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에 300억 투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현대차그룹-서울대학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 행사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이 '현대차그룹-서울대학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 행사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동화 전환 시대에 발맞춰 전기차 밸류체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R&D),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해 판매량 ‘글로벌 톱3’ 지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365만70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0.9% 늘어난 수치로, 그룹은 작년 상반기 329만9000대를 팔아 처음으로 글로벌 3위에 오른 바 있다.

상반기 글로벌 판매 1위는 541만9000대를 판매한 도요타, 2위는 437만2000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따로 보면 현대차는 상반기 208만1000대로 작년 동기보다 10.8% 증가했고, 기아는 157만6000대로 11% 늘었다.

특히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46.8% 늘어난 13만3171대를 판매했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 행사에 참석했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는 서울대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를 증축, 총 3개 층 901㎡ 규모로 건설됐으며 배터리 개발, 분석, 측정, 공정을 위한 7개의 연구실과 회의실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대 내에 전기차 배터리만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시설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연구는 물론,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기술과 첨단 공정기술에 대한 연구를 중점 추진 목표로 삼는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가 업계를 선도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갖춘다.

우선 공동연구센터의 원활한 연구 활동 지원을 위해 2030년까지 3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금에는 이번에 개관한 공동연구센터 건설 및 실험 장비 구축비용이 포함돼 있다.

또 현대차·기아 연구원들이 배터리공동연구센터로 파견돼 공동연구 일원으로 참여하는 등 기술 노하우 전수와 긴밀한 소통으로 연구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규모 국내 투자로 전기차 산업 고도화 등 글로벌 미래 자동차 산업 혁신 허브 역할을 강화해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계획하는 등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판매 톱3를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한다.

배터리 원가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30년에는 45% 수준까지 낮춰 전기차 이용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2025년경에는 배터리 전문 기업과 공동 개발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신형 전기차에 최초 적용한다.

또 리튬메탈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차세대 배터리 양산성을 검증하기 위해 내년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완공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성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배터리 관리 역량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예열, 냉각 등 배터리 컨디셔닝 기술을 포함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주행거리와 긴 수명, 안전성을 갖춘 전기차 구현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 환경 보호 및 지속가능한 원소재 확보를 위해 폐배터리를 회수해 원소재를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안전하게 배터리를 회수하고 추출한 원소재를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또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회사들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등 외부 협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함께 2025년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을 세우고 연산 약 35GWh, 전기차 약 30만대 물량의 배터리 셀을 확보할 계획이다. 양측은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를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은 인근에 기아 조지아 공장(189㎞),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04㎞)과 2025년 완공될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460㎞)이 있어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연내 JV를 세우고 이르면 2025년 말 미국 현지 생산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총 5조7000억원(43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하며 지분은 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공장은 연산 약 30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 셀을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마련했다. 내연기관 차종부터 쌓아온 자동차 사업 노하우와 기술 역량, 브랜드 유산을 적극 계승하며 성공적인 전동화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목표를 새롭게 제시했다. 올해 33만대 판매 계획에 이어 2026년 94만대, 2030년 200만대 규모의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와 비교하면 2026년과 2030년의 전기차 판매 목표가 각각 10만대, 13만대 상향됐다.

현대차는 특히 2023년부터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총 109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재무 계획 가운데 33%에 해당되는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해 현대 모터 웨이 실행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와 미래 기술에 대해 어떤 글로벌 회사보다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앞으로 전동화 톱 티어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들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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