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협동 로봇 시장 연평균 43.5% 성장 2025년 약 7조원 전망
두산로보틱스, 10종 로봇 라인업...올해 상장 목표 절차 진행 중
현대로보틱스, 협동·서비스로 로봇사업 다각화...글로벌 공략
한화, 모멘텀 중심 로봇 사업 전개...포스코, 제철소 맞춤형 로봇 개발

로봇 산업이 미래 성장동력 부재에 고민에 빠진 한국 경제의 또 다른 희망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전례 없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한국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 속에 로봇이 노동인구 감소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로봇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총아로 제조업은 물론 서비스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일상생활을 파고 들고 있는 국내 로봇 산업의 전반을 살펴 보고 다양한 기업들의 미래 청사진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두산로보틱스 협동 로봇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협동 로봇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국내 제조업체들은 최근 인건비 상승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 인구 감소 등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협동 로봇' 등 산업용 로봇을 대안으로 낙점하고 생산 공정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공장 내 안정성을 확보해 산업재해를 예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제조 현장을 넘어 교육, 의료, 물류, F&B(식음료)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 협동로봇이 활용되는 만큼 신사업 측면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7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 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8억3624만달러(약 1조950억원)에서 2025년 50억8849만달러(약 6조7000억원)로 연평균 43.5%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 역시 2025년 3억6658만달러(약 4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협동 로봇'은 산업용 로봇 중에서도 자동화 및 유연화, 작업환경의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로봇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산업용 로봇과 달리 플랜트 내에 설치할 때도 안전펜스가 필요 없다. 필요에 따라 로봇 설치 위치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으며 공간 점유율도 낮은 점이 특징이다.

또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서로 협업하며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 공정 작업개선에도 도움을 주며 로봇 팔 끝에 다는 부품인 ‘엔드 이펙트’를 바꿔 달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H시리즈'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H시리즈' 모습. [사진=두산로보틱스]

국내에서 선두를 달리는 업체는 두산로보틱스다. 2015년 설립 이후 2018년 본격적으로 협동 로봇 양산을 시작해 줄곧 국내 1위 사업자 자리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는 덴마크 유니버셜 로봇, 대만 테크맨, 일본 화낙 등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위권 기업으로 올라섰다. 

특히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두산 로보틱스는 고속 작업에 사용되는 'A시리즈' 4종을 비롯해 정밀 작업에 사용되는 'M시리즈' 4종, 고중량 작업에 사용되는 'H시리즈' 2종 등 총 10종의 협동 로봇 라인업을 확보하고 고객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2021년 1185대의 협동로봇을 판매하며 국내 최초로 판매 대수 1000대를 넘겼다. 이러한 성과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두산로보틱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99억원이던 매출액은 2019년 173억원, 2020년 202억원, 2021년 370억원, 2022년 450억원으로 성장했으며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북미,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산로보틱스는 앞서 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주 폴라노에 미국법인 두산로보틱스 아메리카를 설립하고 해외 영업력을 강화했다.

두산로보틱스는 북미 법인을 통해 판매량을 극대화하고, 유럽지역에선 독일·영국 등 주요 국가에 판매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유럽 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으며 팔레타이징(적재)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확보에도 나선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올해를 목표로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대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하고 같은달 정기 주주 총회에서는 주식 1주를 10주로 액면분할 하는 등 상장을 위한 절차를 밟아왔다. 시장에선 두산로보틱스 몸값을 프리 IPO(상장 전 지분 투자)보다 높은 2조~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 협동로봇 'YL012' [사진=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협동로봇 'YL012' [사진=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는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업체로 앞서 1984년 현대그룹이 현대차 생산에 필요한 로봇을 직접 만들기 위해 당시 현대중공업 용접기술연구소 산하에 로봇전담팀을 구성한 것이 사업의 기원이다.

이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소속으로 있다가 2016년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부로 격상됐고 2020년에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은 크게 일반 제조업용 로봇과 FPD(평판디스플레이) 운반용 로봇(클린용 로봇)으로 구분된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일본 화낙, 덴마크 에이비비, 독일 쿠카, 일본 가와사키, 야스카와에 이어 6위를 차지하는 등 성능과 신뢰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2020년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KT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해 10월 KT의 기업전용 5G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자사 로봇에 접목한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을 함께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산업용 로봇을 중심으로 협동 로봇, 서비스(방역·서빙) 로봇, 자동화 솔루션 등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 중국 장쑤성에 생산법인을 설립해 지난 3월 첫 생산을 시작했다. 향후 세계 최대 로봇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중국 생산 기지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설립된 미국의 판매법인을 통해 미주 지역내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의 판매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산업용 및 서비스 로봇 분야 톱5 기업에 올라서겠다는 방침이다.

한화모멘텀 협동로봇 'HCR 시리즈' [사진=한화모멘텀]
한화모멘텀 협동로봇 'HCR 시리즈' [사진=한화모멘텀]

한화는 2015년 삼성그룹과의 화학·방산 빅딜 과정에서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의 협동 로봇 생산라인을 인계받은 것이 사업의 기원이다. 현재는 한화 모멘텀 부문이 협동 로봇 사업을 맡고 있다.

2021년에는 협동 로봇 신제품인 ‘HCR 어드밴스드 모델’과 협동로봇 솔루션 패키지인 ‘어드밴스드 솔루션’을 출시하며 국내외 40여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미국, 유럽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로봇 전문 기업 뉴로메카, 스마트팩토리 전문 기업 열림정보시스템과 제철소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로봇과 자동화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앞서 포스코는 뉴로메카와 협력해 기술연구원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산세' 작업을 로봇화하는 데 성공했다. '산세'는 금속을 산성 용액에 담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표면처리 공정이다.

이를 통해 시편(시험 분석에 쓰기 위해 골라낸 광석이나 광물의 조각) 이동과 산세(철 찌꺼기를 산 용액으로 세정하는 작업), 헹굼에 이르는 전 공정을 협동 로봇 시스템으로 대체해 주간에는 작업자의 실험 프로세스를 보조하고 밤에는 작업자가 없어도 스스로 작동하는 24시간 상시 운영 가능한 무인화 실험실을 구축했다.

또 열림정보시스템과 협동로봇 시스템을 구현해 좁은 공간에서도 로봇이 자동으로 라벨을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생산된 코일에 라벨을 붙이는 작업은 약 1m 너비의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자동화가 어려워 그동안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포스코는 향후 로봇 전문 기업들과 협업을 지속 확대해 제철소 작업자들의 안전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로봇 솔루션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굿모닝경제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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