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한국법인 '기간통신사업자' 등록...2분기 서비스 계획
과기정통부, KT·LGU+ 이어 SKT 5G 28㎓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
28㎓ 대역 기지국 투자비 대비 수요처 많지 않아 사업성 불확실
사업자 유치 위해 현 해외사업자 49% 조항 개선 가능성도

5G와 이통3사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5G와 이통3사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서비스 자회사 ‘스타링크’가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이동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사실상 철수하며 '무주공산'으로 남은 5G 28㎓ 주파수에 신규 사업자로 진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대주주로 있는 미국 스페이스X의 자회사 스타링크는 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과기정통부측은 전기통신사업법 제6조에 따라 스타링크코리아의 재정 및 기술적 능력, 이용자 보호계획 등 등록 요건을 검토한 후 등록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와의 국경 간 공급 협정과 과기정통부의 협정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스타링크가 사실상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한 1차 관문을 통과하며 앞으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타링크는 2020년 북미 지역에서 처음 출시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다. 기존 서비스가 지구로부터 약 3만5786km 떨어진 위성을 활용해 통신을 주고 받는 반면 지구에서 약 550km 떨어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지연시간은 줄이고 속도는 높였다.

스타링크는 이에 힘입어 서비스 출시 후 3년 동안 50개국에서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4217대(4월 기준)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올렸다.

스타링크가 서비스 제공 지역을 안내하는 지도에서 한국을 2분기 서비스 예정 국가로 표시한 모습. [사진=스타링크 홈페이지]
스타링크가 서비스 제공 지역을 안내하는 지도에서 한국을 2분기 서비스 예정 국가로 표시한 모습. [사진=스타링크 홈페이지]

행정 절차가 끝나는 시기를 고려하면 스타링크의 한국 내 서비스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통3사가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며 '무주공산'으로 남은 5G 28㎓ 주파수 대역에 신규 사업자로 진출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최근 SK텔레콤에 대해 5G 28㎓ 주파수 이용 기간 종료 시점을 앞두고 이행점검을 실시한 결과 할당취소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고 밝혔다.

2018년 이론상 LTE 서비스보다 20배 빨라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 필요한 자율주행·메타버스·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에 필수라며 이통3사에 주파수를 할당한 지 5년만에 5G 28㎓ 사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정부는 5G 28㎓ 대역 신규 사업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대 3년의 전용대역 공급을 비롯해 ▲할당대가 완화 ▲지역선택권 ▲망 구축 지원을 위해 단말 조달·유통 지원 ▲정책자금 융자·보증 등 투자비 부담 완화 방안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일각에선 정부가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상 해외 사업자의 경우 국내 통신사의 지분을 최대 49%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개선해 해외 사업자 유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스타링크가 유력한 대상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은 지난 3월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신규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및 정책 금융 제공도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같은 자리에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도 "외국인 투자 유치 등 신규 사업자 진입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스타링크는 미국 등 대다수 국가에서 업링크(지구국에서 위성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통신로) 주파수로 28㎓ 대역을 활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도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 포기한 5G 28㎓을 해외 사업자가 막대한 투자를 하며 할당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도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를 통해 국내 통신시장에서 경쟁 강도를 높일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굿모닝경제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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