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 지수 13.0% 상승…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높아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금리인상 기조와 경기둔화에 대한 완화 기대감을 탄 증권주가 새해 들어 뚜렷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고 하반기를 기점으로 긴축정책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추세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지수는 올해 1월2일 1548.96에서 이날 1750.97로 13.0%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도 증권주는 모두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 키움증권(20.5%), 미래에셋증권(12.7%), NH투자증권(10.5%), 삼성증권(10.5%), 메리츠증권(5.2%) 등 주요 증권사 주가는 크게 상승한 상태다.

증권주의 강세는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이 어닝쇼크였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실적부진에도 시장이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점쳤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증시 환경 악화 등으로 증권사들의 지난해 잠정 실적은 대부분 반토막 났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 5786억원, 5214억원을 거둬들이며 전년 대비 각각 56%, 60% 줄었다. 미래에셋증권도 8459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43.1% 감소했다.

중소형사인 SK증권과 한양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영업이익이 최소 26.77%에서 최대 97.05%까지 줄었다.

실적을 역행한 증권주 상승의 비결은 지난해 증권사를 억눌렀던 금리인상 기조가 한풀 꺾인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해 들어 인플레이션 완화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면서 금리인상이 조만간 끝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일 새벽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다"며 "두번 정도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금융당국이 이르면 3월, 늦어도 5월이면 금리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됐던 부동산 PF 시장의 유동성 위기가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을 통해 빠르게 안정된 점도 호재로 꼽힌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자금 융통을 목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건설사에 대출하는 기존 PF 보증 발급 규모를 10조원까지 늘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 KB금융, 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 역시 대주단협의체를 구성해 이미 대출한 부동산 PF의 만기를 연장하는 등 시장 유동성 공급에 힘을 쏟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PF 부실 우려로 보유 운용자산 손실 규모가 커지고 주식거래대금이 쪼그라들면서 매매거래 수익까지 축소됐던 증권사 입장에서는 올해 금리와 단기자금시장이 안정되면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다.

증권사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 금리인상과 긴축으로 인한 금리차손실과 투자심리 위축이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유지되는 상반기까지 주가 우상향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세 둔화로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연내 마무리되고, 기업 실적 조정 선반영 등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수익 구조 다변화와 자기자본 확대 등으로 기초 체력을 올린 만큼 올해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 때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방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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