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관에 작년보다 3배 많은 관람객 몰려
넷제로 신기술과 대체식품 푸드트럭 등 '오감체험' 전시 호평
최태원 회장 및 CEO들, 글로벌기업과 '넷제로' 논의 등 일정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의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SK]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의 SK그룹관에서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SK]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린 ‘CES 2023’에 ‘탄소 감축 행동’을 주제로 참가한 SK그룹 전시관이 세계 곳곳에서 온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CES 핫플’(핫 플레이스)로 인기몰이를 했다.

SK는 지난 5일부터 나흘 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CES 2023 기간 중 그룹 통합전시관을 찾은 누적 관람객이 3만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1월 ‘CES 2022’ 기간 동안 SK 전시관을 찾은 1만1000여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개막 첫 날인 5일 7500여명이 찾은 데 이어 6일에는 관람객이 9500여명으로 껑충 뛰었다. CES 관람객이 줄기 시작한 7일과 8일에도 약 1만3000명이 SK 부스를 찾았다. 실제로 SK 부스 앞에는 오전 9시 전시관을 열자마자 입장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관람객들로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SK 관계자는 “가전제품이나 승용차 같은 실물 소비재를 전시한 것도 아니고, 배터리 등 부품과 소재 중심의 B2B(기업 간 거래) 기업 전시관에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며 “다양한 볼거리와 시식 등 ‘오감 체험’ 요소들로 ‘탄소 감축’이란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작년 CES에서 2030년 기준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2억톤)를 줄이겠다고 공표하며 ‘동행’을 주제로 전시관을 꾸민데 이어, 이번에는 ‘행동’(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을 내걸었다.

SK와 함께 이미 ‘동행’에 나선 글로벌 파트너 사들이 구축한 탄소 감축 밸류체인과 관련된 기술들을 소개하며 더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넷 제로 실천’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SK는 이같은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먼저 전시관 첫 구역에 뉴욕 자유의 여신상, 파리 에펠 탑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는 가상 광경을 첨단 미디어 아트로 구현해 화제를 모았다. 인류가 기후 위기에 맞서 제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마주칠 암울한 미래상을 보여준 이 ‘퓨처 마크’ 구역은 ‘충격’이 입소문을 낳으며 역설적으로 CES 최고 ‘SNS 성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SK㈜ 등 SK 8개 계열사와 미국 플러그파워, 테라파워, 플라스틱 에너지 등 10개 파트너 기업이 함께 ‘SK, 어라운드 에브리 코너(곳곳에 있는 SK)’ 구역에 선보인 40여개의 친환경 기술과 제품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관람객 조안나 호비는 “SK 부스에서 탄소를 줄일 수 있는 더 나은 삶의 방식과 제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6일 SK그룹관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늘 고민하는 주제인 탄소 감축을 잘 풀어서 전시해 뜻깊고 기쁘다”며 전시관 메시지와 구성을 호평했다.

SK텔레콤이 가상 시뮬레이터로 선보인 친환경 도심항공교통(K-UAM), SK㈜ 파트너 기업인 미국 할리오의 스마트 글래스(전기로 유리 투명도를 조절해 건물 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제품) 등을 당장 구매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람객 문의도 이어졌다. 뇌전증 발작을 예측해 감지하는 SK바이오팜의 ‘제로 글래스’와 ‘제로 와이어드’도 많은 관람객들이 직접 착용해보며 전시 담당자들에게 구매 방법 등을 문의했다.

외신들도 SK가 선보인 친환경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ABC방송의 라스베이거스 지역 방송인 KTNV는 생방송으로 SK텔레콤의 UAM 등을 보도했고, 현지 IT 전문 매체와 유튜버들의 취재도 이어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속 SK 전시관을 찾은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교수도 UAM과 ‘제로 글래스’ 등을 찬찬히 살펴보고 직접 체험했다.

SK가 야외 전시장에 설치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은 ‘CES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나흘 간 1만50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최태원 회장도 시식한 대체 유(乳)단백질로 만든 ‘SK(Sustainable Korea) 우유 빙수’, 대체 단백질 크림치즈 등은 SK㈜가 투자한 미국 퍼펙트 데이와 네이쳐스 파인드에서 당초 준비한 1만2000명분이 3일째 모두 소진돼 3000명분을 긴급 공수했다.

SK 최고 경영진들은 CES 기간 중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는 한편, 파트너사 등 글로벌 기업인들을 잇따라 만나 ‘넷 제로 동맹’ 강화 등을 도모했다.

최 회장이 수행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당초 계획한 비즈니스 미팅들을 화상 회의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진 것 외에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도 CES를 찾은 글로벌 기업인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은 국내외 기업 전시관 수십 곳을 둘러보며 최신 기술 변화상을 관찰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각각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지오센트릭의 나경수, SK E&S의 추형욱, SK에코플랜트의 박경일, SKC의 박원철 CEO 등도 각기 글로벌 기업 경영진과 친환경 사업 확대 방안을 협의하거나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CES 기간 중 SK 전시관을 찾은 글로벌 파트너 경영진은 SK와 ‘탄소 감축 동행’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솔리드 파워 존 제이콥스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SK그룹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최첨단 기술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에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공동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할리오 디미트리 립킨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은 “이번 CES에서 ‘SK와 친구들’이 지구를 더 나은 곳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실제 사례들을 완벽히 조합해 보여줬다”고 평했다.

SK그룹은 ‘탄소 감축 행동’이란 전시관 주제에 걸맞게 전시관 설치와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약 575톤 추산)을 상쇄할 계획이다. 관람객들이 전시관 내 ‘넷 제로 기부 룰렛 게임’에 참여해 쌓은 포인트(약 1억원 상당)에 SK가 매칭해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한편, SK는 CES 기간 중 LVCC 중앙 로비에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용 대형 광고물을 설치하고, UAM 등 전시물을 활용해 부산 엑스포를 알리는 등 ‘엑스포 전도사’로도 활약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CES에서 SK 외 다른 국내외 기업들도 ‘탄소 감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 등 넷 제로가 글로벌 중심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파트너들과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과 관련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탄소 감축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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