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19조9053억원, 영업익 2조3292억원
석유사업의 재고관련 이익 증가 등 전 사업별 고른 실적 개선
배터리사업, 매출 1조2880억 달성…"하반기 신규공장 수율 안정화로 수익성 개선 기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진=연합]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진=연합]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작년 동기보다 매출은 76.89%(8조6525억원), 영업이익은 318.91%(1조7732억원) 증가했다. 순이익은 1조3385억원으로 589.77%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었던 올해 1분기 실적(매출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설비 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올 들어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실적 개선의 주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석유제품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해 반도체에 이어 상반기 주요 수출 품목 2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 물량은 6500만배럴로 전년 대비 41.4% 증가했다. 석유사업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윤활유, 배터리, 배터리 소재 사업의 2분기 수출 실적은(해외 법인 매출액 포함)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세전이익은 환율 상승폭 확대로 인한 환 관련 손실 증가 및 차입금 증가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외손실이 3191억원이 발생해 2조101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유 구매 비용 증가로 순운전자본이 증가하고 배터리 사업 증설을 위한 시설 투자 영향으로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대비 1조8710억원 증가한 10조2839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 및 포스트 코로나 기조 정착으로 인한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전 분기 대비 7224억원 증가한 2조229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설비 운영 최적화와 트레이딩 손익 확대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고유황 연료유(FO)와 저유황 FO 간 스프레드가 사상 최대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2020년 신설한 No.2 VRDS(감압 잔사유 탈황설비 :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 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마진을 확보했다.

화학사업은 전 분기보다 448억원 증가한 7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익 영향 및 고정비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수급 상황이 타이트한 파라자일렌 등 아로마틱 계열 중심으로 제품 스프레드가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윤활유 사업은 기유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따른 윤활유 판가 상승 및 재고관련 손익 효과 등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436억원 증가한 25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석유개발 사업은 판매 물량 감소와 광구 운영비 및 일부 판관비 증가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320억원 줄어든 16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일부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규 공장 가동 및 판매 단가 상승 등으로 전 분기보다 281억원 증가한 1조2880억원의 매출을 달성, 3분기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손익은 판매 물량 감소 및 유럽지역 동력비 증가 등으로 인해 적자폭이 소폭 증가한 326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 1공장, 헝가리 2공장 등 신규 공장의 수율 안정화 및 중국 옌청 2공장 가동을 통한 외형 성장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재사업은 판매량의 소폭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틸리티 비용 등 운영비용 상승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99억원 손실폭이 증가,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수출 현황. [자료=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실적의 고저와 관계없이 미래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를 진행해왔다.

배터리·소재 부문에 2018년부터 올 1분기까지 8조원 가까이 투자를 단행했으며, 앞으로도 기 투자된 금액을 포함해 20조원을 배터리·소재에 투자할 계획이다.

BMR(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본격 추진해 2025년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스토리데이에서 2025년까지 5년간 총 30조원을 그린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소재뿐만 아니라 수소, 소형원자로(SMR),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그린 에너지 투자도 가시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SK㈜와 함께 SMR 기업인 미국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협력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 기업 Amogy(아모지)에 3000만달러(약 380억원)를 투자했다.

순환경제 분야에서도 SK지오센트릭이 지난달 프랑스 기업 수에즈, 캐나다 기업 루프 인더스트리와 함께 폐플라스틱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이달에는 프랑스 순환경제 기업 베올리아와 폐플라스틱 재활용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도 생활폐기물로 합성원유를 만드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사에 이달 2000만달러(약 260억원)를 투자하는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에도 시황 개선으로 확보된 투자 재원을 바탕으로 수소, 원자력, 에너지솔루션 스타트업 등 미래 에너지 분야를 발굴하고 투자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로서 보다 안정적인 친환경 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앞장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SK이노베이션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미래 에너지와 관련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저탄소·무탄소 에너지와 순환경제 중심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넷 제로’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소재 회사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굿모닝경제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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