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고부가가치·고용량 중심 포트폴리오 운영 주력
시스템LSI, 기술 경쟁력 강화...프리미엄 시장 중심 공략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고, 고유가와 고물가, 고금리 등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이에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전경[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전경[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7조2000억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을 달성했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1.3% 늘었고 영업이익은 12.2% 증가했다. 매출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역대 분기 기준 두 번째 규모다.

이같은 호실적을 거뒀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불확실성이 크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며 우려를 표했다. 

컨퍼런스 콜에서 메모리 시장은 서버 수요가 지속되는 반면, 거시경제 영향에 따른 모바일·PC 수요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은 지난해 5949억5200만달러에 비해 7.4% 성장한 6392억1800만달러(약 835조원)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분기에 발표된 성장률 전망치인 13.6%에서 6.2%포인트(367억달러) 하향 조정된 수치다.

지난해 반도체 매출 증가율 26.3%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반도체 시장이 2.5%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를 위기 상황으로 보고 주요 고객사의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 수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면서 고부가가치·고용량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존 투자 계획에 대한 조정 의사까지 내비쳤다.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 계획을 새롭게 조율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 상황을 '심각한 국면'으로 보고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메모리 반도체의 단기 설비투자 계획은 상황에 맞게 재검토하겠다"면서도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인프라, 선단공정 투자를 하겠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이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경우 지나친 낙관론이나 비관론을 갖기 보다는 여러 요소를 점검하고 있다"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확대는 멈추지 않을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대량판매 SoC 사업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2억화소 이미지센서 고객 확대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GAA 2세대 공정 개발에 집중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반면 휴대폰과 TV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는 경제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폴더블폰을 갤럭시 노트 이상의 히트상품으로 키울 방침이다. 또 웨어러블 신제품을 선보여 갤럭시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구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연초까지만 해도 하반기 스마트폰 매출과 물량 모두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후반 성장을 예상했다"며 "최근에는 시장 불확실성 영향이 있어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성장할 것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시장 위축으로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플래그십 판매를 확대해 전년 대비 매출과 평균판매가격(ASP) 모두 상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는 주요 해외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5G망 증설에 적기 대응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또 5G 핵심칩, vRAN(가상화 기지국) 기술 리더십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영상디스플레이는 네오 QLED·초대형·라이프스타일 전략 제품 판매를 확대해 성수기 프리미엄 시장 선점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반기 TV시장은 성수기 진입과 스포츠 대회 개최로 기회요인이 있지만 거시경제 변수가 많아 수요예측이 어렵다"며 "이렇게 시장 수요가 불확실한 가운데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 운영을 최적화 해서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오 QLED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추진하되 90인치 이상의 시장을 주도하고. 마이크로LED는 100인치 이상의 신규시장 개척에도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B2B·온라인 채널 강화와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굿모닝경제 노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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