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상반기 실적개선 분수령…기관 투자자 매도 여부 이목집중

쿠팡 본사.[사진=연합뉴스]
쿠팡 본사.[사진=연합뉴스]

12달러대로 떨어진 쿠팡 주가가 올해 1분기와 상반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10달러 이하로 급락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

대형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던 상장초와 달리 글로벌 증시에서 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쿠팡 주식을 매도할 경우 넷플릭스와 유사한 급락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9일 뉴욕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초 주당 50달러를 넘어섰던 주가는 지난 6일 기준 12.04달러로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5일에는 11.99달러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쿠팡은 상장 첫날 69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뒤 14개월 동안 주가가 계속 하락했다. 고점 대비 5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까지 주가가 떨어지자 대주주들의 주식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쿠팡이 주가를 뒷받침할 만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 주가 급락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22조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조원을 넘기도 했다. 2019년 7조원에서 코로나19 수혜에 따른 비대면 거래 증가의 수혜를 보면서 2년만에 3배 넘게 급성장했다.

덩치는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문제였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2020년 5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8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누적 적자 금액만 5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매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증시가 활황기였을 때는 성장주의 미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지지했으나, 미국 금리인상과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긴축정책이 진행된 현 시점에서는 실적 뒷받침 없이는 주가 하락을 막을 뚜렷한 모멘텀이 사라진 셈이다.

쿠팡 3개월 주가 변동 추이.[이미지=네이버]
쿠팡 3개월 주가 변동 추이.[이미지=네이버]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쿠팡 주가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는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전환이다.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도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을 나타내지 못할 경우 기관 매도물량이 시장에 추가로 대량 유입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팡에 3조7100억원을 투자한 비전펀드는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난해 9월과 지난 3월 두 차례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았다.

쿠팡의 2대 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파트너스도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도해 지난해 8월 쿠팡의 보호예수가 해제된 이후 총 5차례 매각으로 6조원을 회수했다.

쿠팡 역시 시장의 반응을 인지하고 멤버십 회비를 월 2900원에서 4900원으로 인상하는 강수를 두는 등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매출 확대보다는 영업손익과 당기순손익 흑자 전환 흐름이 주가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이목은 오는 11일(현지시간) 예정된 1분기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이용로 인상으로 160%의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는 쿠팡의 주가에 대해 하락론과 상승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양 시각 모두 중장기적으로 쿠팡이 투자자들에게 실적 개선을 증명할 수 있는 시점이 2분기 실적 발표라는 점에서는 의견이 같았다.

송민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전만적인 실적에서 모두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며 “올해 중장기 수익성 개선 계획을 밝힌 만큼 2024년 흑자전환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가 반등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굿모닝경제 방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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