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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방영석 기자] 중국이 일부 자국 기업의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당국이 직접 조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 같은 조치를 검토중이다.

민감한 자료를 보유하지 않은 일부 기업에 대해 미국 규제당국의 회계감사 자료 조사를 허용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대량 퇴출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KFC와 피자헛을 운영하는 염차이나(百勝中國),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携程) 등이 이런 기업에 해당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CSRC는 그러나 민감한 자료에 대해선 미국 회계감독 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간 회계감독 권한을 둘러싼 갈등은 미국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0년 12월 도입한 '외국회사문책법'(The 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에서 비롯됐다.

이 법은 PCAOB의 회계감사 자료 검토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기업의 회계자료를 외국 감독 당국에 넘기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은 미국 상장 중국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2019년 증권법을 개정해 정부 승인 없이는 자국 기업이 자의적으로 외국 당국에 회계 자료를 제출할 수 없도록 명문화했다.

이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PCAOB에 회계감사 자료를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편집본을 내고 있다. 이런 행태가 계속 이어진다면 2024년부터 중국 상장사의 대규모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8일 외국회사문책법을 근거로 염차이나를 비롯한 중국 상장사 5곳을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올리자 중국 상장사들이 미국·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쌍방 감독 기구 간에 양호한 소통이 진행되고 있고 이미 적극적인 진전을 얻었다"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형성할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혀 사태가 잠정 진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