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전력난으로 글로벌 물동량 감소 우려
미국 정부 주요 항만 운영 시간 확대 영향도

HMM 오클랜드호 [사진=HMM]
HMM 오클랜드호 [사진=HMM]

[굿모닝경제=전현지 기자] 고공행진하던 글로벌 해운 운임이 조정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일 기준 4588.0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59.5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앞서 해운 운임은 지난 1일에도 20주 연속 상승행진을 멈추고 전주 대비 29.69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지난 8일엔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한 주 만에 다시 하락하면서 해운 운임이 조정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는 세계 공장이 밀집한 중국의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물동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국 일부 지방 정부가 전력 부족 사태로 전력 사용량이 높은 철강, 시멘트 등 공장의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3분기 중국의 제조업 가동률은 77.1%로 올해 들어 가장 낮게 집계됐다.

특히 위기를 느낀 중국이 석탄 사재기에 나서면서 인도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현재 인도는 전력난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전력 제한 조치를 시행중으로, 발전소 석탄 재고량을 14일에서 10일로 줄이며 석탄이 부족한 지역으로 운송하고 있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급망 차질 현상 완화를 위해 LA항과 롱비치항의 운영시간을 24시간 확대 가동하기로 결정하면서 운임 상승세의 배경이었던 적체 현상의 완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결정으로 인해 LA항만의 주간처리량이 3500TEU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경절 이후 컨테이너 운임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적체 해소를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 중국과 인도의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 물동량 둔화 우려로 중장기 운임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항만정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고운임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해양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주 LA항과 롱비치항 컨테이너 대기척수는 50척 이상이며, 유럽의 앤트워프, 로테르담항도 20척 이상의 선박이 대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 알겠지만 항만 운영시간을 연장한다고 해도 인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적체 해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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