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무인매장·알뜰폰 2030에 '인기폭발'
일각선 "지갑만 노리면 곤란, 보호장치 마련해야"

이동통신 3사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선보이는 마케팅 현장 [사진=각사]
이동통신 3사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선보이는 마케팅 현장 [사진=각사]

[굿모닝경제=최빛나 기자]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가 MZ 세대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통신업체 마케팅 담당자의 전언처럼 최근 국내 기업들은 MZ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해 이색적인 마케팅과 신사업 발굴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MZ세대는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뜻한다. 

현재 10대 후반에서 30대 청년층이 MZ 세대로 분류 되는데, 이들은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한 생산과 소비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과 상품 자체보다 구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중요시 한다는 점,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점 등이 주요 성향이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MZ 세대들의 소비패턴을 반영한 상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이유다. 

실제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MZ 세대는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2020년을 기점으로 MZ 세대가 모든 세대의 구매력을 앞 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에 능숙한 MZ 세대들의 활약에 관련 통신, 게임, IT 기업들도 덩달아 MZ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통신업계들은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SNS나 라이브방송, 영상콘텐츠 등을 활용한 소통 중심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또 개인의 만족만을 중요시 생각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간섭 받지 않고 기계나 정보를 습득할 수 있으면서 즐길 거리도 있는 무인매장이 새로운 채널 형태로 급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ICT멀티플렉스 'T팩토리'를 열고 국내 최초 갤럭시S21 무인 개통 행사를 개최했다. 해당 갤럭시S21은 사전예약 고객 중 50% 이상이 2030 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T 팩토리에서는 갤럭시뿐만 아니라 테블릿, VR, AR 등의 서비스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을 개편했다. 

해당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이씨는 “무인매장이라 더 좋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사진도 찍고 기계를 충분히 살펴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 링과 필름을 구입했다. 자판기 같은 곳에서 내가 원하는 상품을 몇 번의 터치만으로 구매 할 수 있어 편리하다. 매장에 온 사진을 SNS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도 준다고 해서 쉼터 공간에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무인매장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3월 문을 연 무인매장 1호점 'U+언택트스토어'는 무선전화 고객과 직결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장 이후 2개월간 방문고객을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0대와 40대 비중이 각각 36%와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대는 23%로 뒤를 이었다.

KT는 하이브리드형 무인매장 'KT셀프라운지'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지난 1월부터 운영 중이다. 무인매장 공간과 유인매장 공간으로 나뉘어 있어 야간에는 언택트 체험이 가능하고 주간에는 직원 상담과 언택트 체험을 모두 할 수 있다.

무인매장 공간 방문객 중 80% 이상은 20•30대 젊은 고객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젊은 여성 고객 비중은 오픈 시점에 30%였지만 5월에는 50%로 늘었다.

통신3사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MZ 세대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원하는 대로 서비스를 체험하고 SNS에 공유하는 등 개인만의 기준에 따라 반응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재미있고 독특한 그들만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MZ 세대들을 위한 다양한 이색적인 공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알뜰폰 시장의 괄목할만한 성장은 자급제폰+알뜰폰 요금제 조합으로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특성과 맞물린 결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알뜰폰(MVNO) 가입자는 936여명에 달한다. 이는 직전 월보다 약 9만명, 전년 동기(757만명)보다 179만명 늘어난 수치다.

연령층도 젊어지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알뜰폰 사용자 중 1020연령대가 2017년 12% 수준이지만 지난해 22%로 성장했고, 20대 가입자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18%로 증가했다

알뜰폰 업계는 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102030세대의 증가와 함께 중저가형 스마트폰의 보급이 알뜰폰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 조합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단말기 상승, 요금제 인상 등으로 통신비 부담이 증가하자 알뜰폰이라는 가성비와 합리적인 대안을 찾은 것”이라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그에 2030세대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편의점 유심 제공, 데이터 선택 폭 넓히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산업 전반적으로 MZ 세대들에만 쏠려있다는 점을 들어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MZ 세대들은 리먼사태, 코로나, 경제위기에 따른 실업, 일자리 질 저하 등의 후폭풍을 체감하고 있는 세대"라면서 "기업들이 이들의 지갑만 열려고 할 것이 아니라 보호해 줘야 할 장치도 함께 고민해양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MZ 세대들은 소셜미디어와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면서 독립적이고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카푸어', '빚투', '영끌' 같은 단어도 등장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30세 미만의 신용융자 금액은 전년 대비 200% 늘었다. 중년층, 노년층에 비하면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신용계좌 수도 전년 대비 247.1% 늘었다. 

2030세대들의 부채가 늘어나고 있지만 일자리의 질이 저하되고 실업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교수는 “장차 경제 주역이 될 MZ세대들은 대학, 취업, 집값상승, 물가상승,  코로나까지 다양한 사회적인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있다"면서 “막연히 소비만을 조장하기보다 경제활동에 따른 안정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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