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수소 연료전지 등 친환경으로 미래사업 재편
국내 연료전지 시장, 204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 전망
든든한 캐쉬카우 두산밥캣...친환경 사업 추진 자금줄 될 듯

[굿모닝경제=오세은 기자] 두산그룹이 중간지주사인 두산중공업을 통해 그룹 친환경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 중후장대 산업 중심으로의 기업체질 변화에 성공했던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에 성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선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지난 2010년 두산건설 미분양 사태로 시작됐지만 이후 정부의 탈 원전정책이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2016년 8조원에 달하던 수주 규모가 2019년 말 기준 2조원으로 4년만에 1/4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등 실적 악화가 구체화 됐다는 평이다. 

당초 계획했던 10조 규모의 원자력 뿐 아니라 석탄 화력 발전소 프로젝트까지 잇따라 취소되면서 대규모 적자를 보게된 것이다.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을 통해 신사업인 친환경(수소, 풍력, 소형원전)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그룹을 지탱하는 두산중공업이 기존 주력 사업을 탈피,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월 전략적 협력관계인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월 전략적 협력관계인 미국 뉴스케일의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 모델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사진=두산중공업]

두산중공업은 이와 관련 지난해 말부터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두산그룹 지주사인 (주)두산이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 받고, 제3자 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 두산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주주 두산으로부터 두산퓨얼셀 15.6%를 무상 증여받은 데 이어 두산의 보유 지분 14.7%를 현물출자 받는 것이다. 출자 후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게 되는 두산퓨얼셀 지분은 30.3%로 증가한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두산퓨얼셀과의 사업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살리면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의 두산퓨얼셀 지분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친환경 사업을 두산퓨얼셀이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퓨얼셀의 연료전지 사업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발전효율이 높고 온실가스 발생률이 적어 청정에너지로 꼽힌다.

특히 자동차 완성업체들이 올해를 전기차·수소차 원년으로 삼으면서 신재생 발전 설비 보급과 수소산업 확대로 연료전지 시장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국내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204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이다.

기존 석탄화력과 원자력발전소 등 전통적 발전소의 주기기 제작을 주력으로 삼던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을 통해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산중공업이 두산퓨얼셀 지분을 늘리면서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는 동력, 즉 해당 사업을 실행할 자금은 두산밥캣을 통해 상당부분 채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1일 두산밥캣은 두산이 보유하고 있는 알짜배기 사업부 산업차량BG(비즈니스그룹)을 물적분할하는 두산머티리얼핸들링솔루션(가칭)의 지분 전부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두산의 산업차량BG가 향후 물적분할돼 신설되는 두산머티리얼핸들링솔루션을 두산밥캣이 자사 계열사로 편입한다는 얘기다.

두산의 알짜배기 사업부 매각은 두산중공업의 든든한 현금 창출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올 상반기 두산중공업의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업부 일부가 현대중공업으로 편입 완료되면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이 두산중공업 자회사로 편입된다. 두산밥캣은 모회사인 두산중공업에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상반기 분할이 완료된다. 분할은 영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현대중공업에 매각되며, 후자는 두산중공업과 합병될 예정이다. 

지난 2월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34.97%를 8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