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실적 개선 이끈 CEO들 줄줄이 연임
내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 대비…여성 사외이사 대거 영입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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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경제=이지우 기자]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보험업계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올린 가운데 올해 관전 포인트는 3월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의 연임과 여성 사외이사 영입 등으로 요약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화생명을 시작으로 삼성생명(18일), 삼성화재·한화손보(19일), 미래에셋생명(24일) 등 주총이 이어진다.

이른바 '슈퍼 주총데이'는 26일로 이날 교보생명·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흥국화재 등 가장 많이 몰려 있다.

올해 주총에는 '연임'과 '여성' 돌풍이 예상되고 있다.

먼저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CEO들은 주총을 통해 '연임' 확정을 앞두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가장 일찍 주주총회를 개최한 한화생명은 여승주 대표 연임을 확정했다.

연임 배경은 단연 '실적'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71.8% 증가한 1969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19일 삼성화재도 최영무 대표의 연임 여부를 주총을 통해 확정 짓는다.

삼성화재도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25.9% 증가한 7668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대표 장수 CEO로 꼽히는 김정남 DB손보 부회장과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의 연임도 결정된다.

김정남 부회장은 2010년부터 DB손보를 이끈 인물로 연임 확정 시 5번째 연임을 맞게 된다.

김용범 부회장은 올해로 3연임으로 2015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순이익을 살펴보면 DB손보는 5022억원으로 전년보다 34.7%, 메리츠화재는 4318억원으로 43.3% 신장했다.

이밖에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권중원 흥국화재 대표도 연임이 확정된다.

이번 주총에는 여성 사외이사가 대거 영입되면서 여풍(女風)도 강하게 불고 있다.

특히 보험사 이사진은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됐는데 주목할만한 변화다.

한화생명은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교수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 등을 맡았고 2009년에는 통계청장을 지냈다.

삼성생명은 조배숙 전 의원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조 전 의원은 16·17·18·20대 국회의원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이다.

DB손보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등을 역임한 문정숙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를 영입한다.

메리츠화재는 한국신용정보와 국민연금관리공단에 근무한 김명애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할 예정이다.

코리안리는 김소희 이화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낙점했다.

이처럼 여풍이 부는 배경은 내년 8월부터 시행될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은 이사진에 여성을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규 선임 외에 여성 사외이사를 보유하고 있는 보험사는 현재 ▲현대해상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3곳이다.

올해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채우지 못한 곳은 내년 정기 주총이나 별도의 임시 주총을 통해 채워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이 1년밖에 남지 않아서 전문성을 갖춘 여성 사외이사 모시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보험사뿐만 아니라 다수 기업이 동시에 여성 사외이사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갈수록 여성 인재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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