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급증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선정됐다.

관세청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는 10일 서울시내 일반경쟁 2곳,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 1곳, 제주시내 중소중견기업 제한경쟁 1곳의 면세점 신규특허 사업자 선정결과를 발표했다.

신규면세점 사업자는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하나투어의 SM면세점 등 세곳이다.

이에 따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여의도 63빌딩, 인사동에 시내면세점이 새로 들어선다.

서울시내 3개 특허 외에 제주에서는 제주관광공사가 특허권을 따냈다.

특허심사위원회는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지난 8일부터 2박3일간 진행됐다.

참여업체별로 5분간의 사업계획 발표(프리젠테이션, PT)와 20여분간의 질의응답을 실시했고,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하는 등 철통보안 속에서 15명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진행했다.

업체별 PT에는 사장단이 직접 참여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이날 심사를 통과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관세청장이 10일 이내에 세관에 특허 사전승인을 통지하고, 세관장이 최종적으로 특허요건 확인한 후 특허장을 교부하게 된다. 특허장을 받은 업체는 6개월 이내에 사업을 개시해야 한다.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노하우와 현대산업개발의 넓은 사업지인 용산 아이파크몰로 사업지 획득에 가능성을 높였다/현대산업개발 제공

◆ 이부진 사장, '오너 마케팅'으로 적극 공략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은 '세계 최대의 도심형 면세점'을 부각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최대 면세점인 1만1200㎡의 롯데면세점 소공점보다 규모면에서 5.8배 크다.

면세사업을 처음 하는 현대산업개발과 대표적인 면세 사업자인 호텔신라가 손을 잡아 신규 사업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명분과 면세 사업 경영 역량를 조화시킨 것도 강점이다.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중국 현지 여행사와 정부 관계자를 만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진정됐으니 한국을 찾아달라"고 부탁하고, 9일 면세점 프리젠테이션 현장을 직접 찾는 등 '오너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한화갤러리아는 노량진 수산시장-한강-국회의사당-63빌딩을 연결하는 '여의도 관광코스'를 부각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면세점을 중심으로 새로운 관광 명소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HDC신라면세점과 마찬가지로 63빌딩 주차장과 인근 한강 둔치 주차장을 확보해 주차 문제도 해결했다.

◆ 왜 면세점인가?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시장 규모는 지난 2010년 4조원에서 지난해 7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 시장규모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백화점과 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매출증가율이 2∼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면세점은 그만큼 불황 속 '효자 사업'으로 꼽힌다. 이는 중국관광객이 급증한 덕분이다.

시내면세점이 공항면세점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도 업체가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 특히 대기업은 대부분 백화점·쇼핑몰 등 회사가 소유한 건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3.3㎡(약 1평)당 연간 1억원을 웃도는 임차료(월세)를 내는 공항면세점보다 매장의 운영·관리비 부담이 현저히 낮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