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하락, 노동강 상승 모습 금융위기 때와 닮아
코로나 길어지면 강북도 영향권
[한국정책신문=김성권 기자] 서울 집값 추세가 2008년 금융위기 상황과 닮은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민간 시세정보업체의 분석이 나왔다. 아파트값이 비싼 강남3구는 위축되고,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강북 지역의 상승세가 당시와 유사하다는 해석이다.
부동산114는 8일 '강남3구↓ vs 노도강↑, 아파트값 금융위기 때와 닮은꼴?'이라는 자료를 통해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상황을 보면 외부 쇼크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버블세븐지역에 포함된 강남3구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진 반면,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은 리먼사태 발생 직전까지 상승했다.
2007년 말 대비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8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노원(22.23%), 도봉(21.80%), 중랑(18.87%) △금천(12.48%) △강북(12.42%) 등이 크게 올랐지만 송파(-4.26%), 강동(-4.09%), 강남(-2.16%), 서초(-1.61%)는 하락했다.
올해 1분기도 그때와 비슷한 모습이다. 노원(4.59%), 강북(4.25%), 성북(3.80%), 동대문(3.44%) 등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고 도봉도 2.77% 올라 서울 평균 상승률(1.61%)보다 높았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많은 용산(0.25%), 송파(0.25%), 종로(0.38%), △서초(0.42%), △강남(0.65%) 등은 대출 규제로 오름폭이 크게 둔화됐다.
부동산114는 주택형에서도 2008년은 소형 매수세로, 올해는 중저가 매수세로 노도강 등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이 전개되는 이유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봤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매수 심리 위축이 강남권은 물론 서울∙경기 외곽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보유세 부담으로 6월 이전 양도소득세 혜택을 받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늘고 이와 함께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1분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노도강을 비롯해 서울 외곽지역의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