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비제조업, 대기업·중소기업 일제히 하락…4월 전망도 '암울'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월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업황BSI는 54로 전월대비 11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됐던 2009년 2월(52) 이후 11년1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며 낙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1월 이후 가장 큰 수치로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는 지표로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달엔 제조업·비(非)제조업, 대기업·중소기업 구분할 것 없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업황BSI는 56으로 전월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09년 3월(56)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설비와 운송장비 설비 수주 감소 등으로 '기타기계장비'가 16포인트 하락했고 완성차 업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자동차'도 15포인트 하락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65)과 중소기업(46), 수출기업(63), 내수기업(51) 등 지수가 일제히 내려갔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지수가 12포인트 떨어져 역대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비제조업도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비제조업 업황BSI는 11포인트 떨어진 53을 기록했다.
도소매업은 14포인트 급락했으며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감소 등으로 정보통신업도 21포인트 떨어졌다.
이러한 기업들의 부정적 체감경기는 다음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월 전산업의 업황전망BSI는 16포인트 떨어진 53을 나타냈다. 이는 역대 최대폭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09년 2월(53)과 같은 수준이다.
제조업 업황전망 BSI는 ▲전자·영상·통신장비 (-10포인트) ▲기타기계·장비(-27포인트) ▲전기장비(-32포인트) 등이 하락하면서 전월대비 15포인트 하락한 54로 예상된다.
비제조업 업황전망 BSI도 ▲도소매업(-20포인트) ▲정보통신업(-24포인트) ▲전문·과학·기술(-25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16포인트 떨어져 52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업과 소비자 등 민간의 종합적인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ESI는 전월대비 23.5포인트 떨어진 63.7을 기록했다. 지수는 2009년 1월(62.7) 이후로 가장 저조했다.
계절변동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77.4로 4.2포인트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