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에 부동산 관련 IB 규제..."판매 확대 어려울 것" 

올해 초대형 IB가 판매하는 발행어음 시장이 정부 규제와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각 사>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은행보다 높은 금리와 안정적인 매력으로 발행어음 시장 규모가 13조에 육박했지만 정부의 규제와 저금리 등 겹악재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회사의 자체 신용으로 어음을 발행하고 투자자에게 약정금리로 원리금을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약정금리는 보통 예·적금보다 높은 2~3%대이며 특판의 경우 5%에 이르기도 한다. 5000만원 한도의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증권사가 문을 닫지 않는 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안정성도 갖췄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12조93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발행어음을 취급하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등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이다.

초대형 IB에게 발행어음은 주요 사업 부문인 IB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금융을 위한 중요한 자본조달처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불확실성 등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발행어음의 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원리금을 지급하려면 적어도 1.7%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투자처가 있어야 되는데 요즘은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거기다 지난해 연말부터 쏟아지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발행어음 추가 판매가 더욱 어려워졌다.

금융당국은 발행어음으로 기업(IB)에 투자했다는 자금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투자됐다며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200%까지 가능했던 IB 신용공여 추가 한도에도 부동산 관련 대출을 제외했다.

또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 중 하나인 레버리지 비율에도 규제를 강화했다. 기존 레버리지 비율 산정에서 제외했던 발행어음 조달 및 운용 자산을 가산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규제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10%를 초과해 부동산 관련 대출을 내주는 경우 이를 레버리지 비율에 더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비우호적 시장에서 그나마 꾸준한 수익처였던 부동산 투자를 위축시키고 발행어음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거란 우려를 내놓았다.

실제로 발행어음을 취급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싶지만 초저금리와 정부의 규제로 판매를 확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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