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정현 본부장 2세 경영 겹악재...재무 건전성과 업황 우려

전기로에서 쇳물을 끓이기 위해 전극봉으로 불꽃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 <사진=KG동부제철>

[한국정책신문=김진솔 기자] KG그룹 2세 경영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동부제철 경영정상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장남인 곽정현 동부제철 경영지원본부장이 동부제철 경영정상화의 첫 발인 전기로 매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성패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4일 철강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지난 7월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던 동부제철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동부제철은 KG그룹의 최대 수익처인 KG이니시스의 수익을 뛰어넘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동부제철의 부실이 그룹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곽재선 회장은 지난 9월 아들 곽정현 KG그룹 전무와 함께 동부제철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안정적인 2세 경영승계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곽정현 본부장은 동부제철이 지난 2014년부터 가동을 중단한 '애물단지' 당진 전기로 매각으로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개선을 이뤄려는 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 3일 전기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LNS네트웍스를 선정하는 등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전기로 매각 성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매각으로 큰 폭의 재무개선을 이뤄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동부제철 전기로 열연강판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 고로 열연강판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 시황 개선 없이는 구조적 마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매각이 성공하더라도 큰 폭의 재무개선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 작업도 좀 더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부제철의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아 그룹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부제철은 올해 3분기 마침내 당기순이익 286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누적으로는 여전히 적자상태이며 순손실이 595억원에 달한다.

이는 그룹의 주요 수익처이며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KG이니시스의 3분기 누적 순이익 562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4분기도 밝지만은 않다. 건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과 원료가격 변동세, 중국발 가격 약세로 철강업계 전체가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고 부동산 투자 증가율이 둔화될 전망이어서 전반적인 철강경기는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업황에 대한 우려에 더해 전기로 매각까지 좌초된다면 곽 본부장의 승계 시기가 늦춰지는 등 악영향이 끼칠 수 있다.

다만 동부제철 관계자는 "KG그룹 편입 이후 일정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4분기 철강업계 어려움에도 흑자를 이어갈 수 있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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