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승인

이승건 토스 대표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토스뱅크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임시회의를 열고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해 은행업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사진=뉴스1>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이번에는 은행이다. 국내 최초 간편 송금 시스템을 도입한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37) 대표가 이제는 은행업으로 발을 넓힌다.

일반적으로 창업 구상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하는 반면, 이 대표는 '사람들은 어떤 것을 원할까'가 시발점이 된 인물이다. 

이러한 남다른 관점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벤처기업)을 일군 이 대표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으면서 스타트업들에게는 '롤 모델'이, 기존 은행들에게는 '긴장감'을 안기고 있다.

이 대표는 '남다른 혁신성'을 무기로 "기존에 없던 상품을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계좌번호 없는 송금 시스템으로 은행권에 간편송금 시스템도입을 일으킨 이 대표가 호언장담한 만큼 어떤 상품과 은행권에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어떤 인물일까.

■ 서울대 치의학 전공…고소득 직업 포기하고 '창업길'로

그는 2007년 서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삼성의료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했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고소득이 보장된 의사복을 벗고 '창업'으로 눈을 돌렸다. 2012년 중소기업청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우수 졸업하고 2013년 비바리퍼블리카 법인을 세웠다. 

여기서 '비바리퍼블리카'는 프랑스 혁명 당시 구호로 '공화국 만세'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후 2015년 3월 간편송금서비스인 '토스'를 선보였다.

토스는 공인인증서를 거치지 않고 상대방 휴대전화번호만 알면 송금이 가능하게 했다. 당시 은행의 공인인증서 절차를 불편해하는 고객들이 많았던 터라 수요를 원료로 급격하게 성장하게 됐다.

출시 2년 만인 2017년에는 '세계100대 핀테크 기업'에 국내 기업 최초 35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누적 가입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 규제산업 한계에 '직언'…당국 '컨설팅' 받아 재수 성공

지난 5월 예비 인가에서 토스뱅크는 고배를 마셨다. 당시 혁신성은 인정받았지만 자금조달과 지배구조 안정성 벽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이 대표는 '규제산업'으로 금융당국 눈치를 봐야 하는 '은행 산업'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어 주목을 받았다.

지난 6월 핀테크 스케일업에서 "금융당국이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방안을 제시하고 이대로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도 "감독기관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진행되는 게 없다", "수백억원 투입해 인재를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등의 직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후 금융당국의 힘을 빌려 다시 재정비를 시작했다. '재수'길에 오르면서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의 컨설팅 등을 받으며 마침내 재도전에 성공하게 됐다.  

■ 중신용·소상공인 고객 집중…내년 상반기에 출범

이제 은행업 첫 삽을 뜬 이 대표가 구상하는 은행은 새로운 인터넷은행으로서 금융 소외계층에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전통 금융권에서 소외돼 온 중신용 개인 고객과 소상공인(SOHO) 고객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토스의 1600만 가입자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전략 주주의 방대한 고객군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및 운영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 상품을 제공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예비인가를 획득한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출범 시기는 2021년 7월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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