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통 큰 베팅…현지 1000여개 지점 영업망 활용

KEB하나은행이 베트남의 자산 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취득하며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갖게 됐다. KEB하나은행이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한 기념행사에 (왼쪽부터)지성규 KEB하나은행장, 판 둑 뚜 BIDV 이사회 의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레 응옥 람 BIDV 은행장 대행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한국정책신문=이지우 기자] 올해 초 국내 시중은행장들이 내건 ‘신(新)남방’ 전략이 유의미한 결실을 내고 있다. 특히 신남방의 대표 격인 베트남에서 승부를 펼치고 있다.

통 큰 베팅으로 현지 은행과 협업하거나 은행 개점, 혹은 비대면 활성화 등 각자의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인 BIDV(Bank for Investment and Development of Vietnam)의 외국인 전략적 투자자 지위를 취득했다.

KEB하나은행은 BIDV가 발행한 신주 6억330만2706주를 1조148억원에 인수하고 총 15%의 지분을 취득해 베트남 중앙은행에 이어 2대 주주로 등극했다. 1조원을 웃도는 투자금은 국내 은행 사상 최대 금액이다.

BIDV는 베트남 중앙은행(SBV)이 지분 95.3%를 보유한 국영 상업은행으로 증권사·리스사·보험사·자산관리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총자산 규모 66조3000억원, 순이익은 3809억원을 시현한 직원규모 2만5000명의 현지 대형 은행으로 꼽힌다.

기존 KEB하나은행은 하노이, 호치민 2개 지점을 통해 주로 한국계 기업 위주의 영업을 펼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BIDV가 보유한 베트남 전역 1000여개의 지점과 사무소, 5만 8000개에 달하는 ATM 등 방대한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 수익 확대가 가능해졌다.

우리은행도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베트남현지법인인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 다낭지점을 열었다. 다낭지점 개점을 통해 우리은행은 베트남에 총 10곳의 영업거점을 마련했다.

특히 베트남은 외국계 은행 지점 수를 연간 최대 5개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나라 은행이 영업망을 구축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지점을 갖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36개 지점을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점 수 제한에 발목이 잡힌 신한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 한계를 극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앱)인 ‘쏠(SOL)’을 활용해 인터넷전문은행처럼 계좌 개설과 대출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매년 6% 이상의 경제성장률, 1억 명에 가까운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며 “현재 글로벌 수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지만 파이를 키워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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