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컨소시엄 2조 못 미치는 금액 쓴 듯…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에 무게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유력해졌다. HDC측은 2조5000억원 상당의 파격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강력 인수 의지를 내세웠던 애경은 2조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관련 업계 및 금융당국의 의견을 종합하면 HDC현산 컨소시엄은 7일 본입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으로 2조4000억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1.05% 전체를 인수하는 대가(구주 매각대금)로 약 3000억원을 제시하고 나머지는 모두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로 받겠다는 방침이다. 

애경 컨소시엄도 당초 거론되던 1조5000억 원보다 높은 금액을 써냈지만 2조원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이 내정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KCGI컨소시엄은 전략적 투자자(SI) 없이 본 입찰에 참여해 두 후보군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입찰은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6개 자회사를 함께 넘기는 ‘통매각’ 방식이다. HDC현산은 건설을 주력 사업으로 하지만 면세점·호텔 등도 보유하고 있어 항공업 진출 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호텔신라와 손잡고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파크하얏트서울을 비롯한 호텔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최근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5성급 호텔 15곳을 약 7조원 상당에 인수키로 하는 등 항공업과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당초 매각주체인 금호산업과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 증권은 본입찰 서류를 받은 뒤 1~2주간 심사를 거쳐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다. 또 다음달 주식매매 계약을 맺고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8일 인수전 윤곽이 비교적 빠르게 드러나면서 매각 일정은 계획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아시아나항공과 HDC현산의 주가는 엇갈렸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이날 전일 종가 대비 9.6% 오른 58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재무 안정성이 높은 HDC현산이 인수 주체가 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회생 및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의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7.3% 떨어진 3만1050원에 장을 마쳤다. 인수 비용이 적지 않아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투자 부담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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