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국내 정유4사 중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주요 대주주

<뉴스1>

[한국정책신문=이지연 기자] 전례없는 국제 유가 폭등을 일으켰던 사우디 '드론 테러' 사태가 진정되는 국면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예상보다 빠르게 시설을 복구해 폭등했던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국내 정유업계는 한시름 놓게 됐지만, 이번 사태로 주요 원유 수입처인 사우디의 리스크를 실감하게 됐다.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최대 원유 수입처로 약 30%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드론 피습을 당한 사우디 아람코는 국내 정유 4사 중 에쓰오일의 지분 63.4%를 차지하는 최대주주이며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약 20% 가량을 갖고 있는 2대주주다.

에쓰오일은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와 독점 장기 계약으로 원유 수입처 다변화가 어렵다. 올해 1월~7월 에쓰오일의 원유 수입은 사우디산이 약 89%다.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 SK에너지 등은 사우디산 원유 수입량이 현재는 10% 내외이며,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각각 수입처가 10개국과 20개국으로 다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월 아람코와 사우디 지역 원유 일 15만배럴 및 비(非)사우디 지역 제품 일 10만배럴 규모의 장기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2020년 1월부터 시행되며 2039년 12월까지로 20년간 현대오일뱅크 구매 원유량의 약 22%를 차지하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계약을 통해 중동 지역 수급 불안에 대비하려 한 것으로 보이나 이번 사태로 오히려 현대오일뱅크의 원유 수급 불안만 강화될 수 있어 당혹해 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중동산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며 국내 정유업계는 미국산 셰일유에 주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원유 가격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향상돼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얼마 지속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불경기로 인한 수요 감소를 예상해 석유제품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원유 수급 비용만 향상돼 정유업계에서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사우디 드론 피습사건 이후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정유4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세다.

에쓰오일은 전일 대비 1100원 감소한 9만8900원, SK에너지가 포함된 SK이노베이션은 전일대비 1500원이 하락한 16만8000원, GS칼텍스 실적이 반영되는 GS는 전일대비 1050원 하락한 4만9650원, 현대오일뱅크가 포함된 현대중공업지주는 전일대비 2000원 하락한 35만25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