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제품 연매출 10조 주장…"시장 기대감만 키울 수 있다" 우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올해 초 열린 신년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셀트리온 ‘램시마SC’의 연내 유럽 허가가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의 자신감이 과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램시마SC를 향후 연매출 20조에 달하는 글로벌 1위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를 넘어서는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셀트리온의 설명은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기 위한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열린 동아시아 류마티스 학회(EAGOR)에서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의약품 램시마SC의 임상 1·3상 결과를 발표했다.

램시마SC는 얀센이 판매중인 오리지널의약품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바이오 복제약인 ‘램시마’를 피하주사(SC)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인플릭시맙 성분을 SC제형으로 개발한 것은 램시마SC가 유일하다.

SC제형은 주사 바늘을 정맥 속에 찔러 약물을 혈관에 직접 주입하는 정맥주사(IV)와 달리 피하결합조직 내에 바늘을 넣어서 투여할 수 있다. IV제형의 경우 투약을 위해 환자가 직접 병원을 방문해 2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지만 SC제형은 병원에 갈 필요 없이 환자가 집에서도 직접 주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탁월하다. 

물론 IV제형의 장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모든 의약품이 SC제형으로 대체될 수는 없으나 이미 검증된 약물이 SC제형으로 나온다면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학회에서 램시마SC의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종합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35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투여 30주차까지 램시마SC와 램시마 투여군 간 유사한 안전성 결과가 나타났으며 효과면에서도 비열등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승인을 받게 되면 인플릭시맙 시장 최초의 SC제형 의약품으로 등재됨과 동시에 경쟁제품이 없어 전 세계 43조원의 TNF-α 억제제 시장을 향한 거대 신규시장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램시마SC를 향후 주력 제품으로 삼아 하반기 유럽 허가를 위해 가능한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서정진 회장은 램시마SC가 출시될 시 단일품목으로 연매출 10조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현재 글로벌 매출 1위 휴미라를 넘어선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당시 서 회장은 “램시마가 일부 적응증에서 휴미라보다 강력한 효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V제형의 한계 상 휴미라에 밀려왔던 만큼 인플릭시맙 성분에서 유일한 SC제형인 램시마SC가 출시되면 폭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72억달러(약 8조5000억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IBD)의 경우 인플릭시맙이 아달리무맙보다 효능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램시마SC로 휴미라를 넘어서겠다는 셀트리온의 주장이 인플릭시맙과 아달리무맙 시장을 동일 시 하는 것으로 비춰지며 시장에 지나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휴미라와 램시마가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이긴 하지만 분명히 두 제품의 적응증에는 차이가 있으며, 아달리무맙이 인플릭시맙과 비교해 약 3배 가까운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램시마SC의 가능성이 지나치게 부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인플릭시맙의 SC제형을 최초로 개발함에 따라 그 시장에서 판매 점유율은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겠으나 SC제형이 출시된다는 것만으로 아달릭무맙 시장까지 흡수 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며 “일부 적응증이 겹치기는 하지만 각각의 전문분야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기 때문 동일한 시장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램시마SC에 관한 셀트리온의 향후 계획이 시장과 개인주주들에게 지나친 기대감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 된다”며 “개인 주주들이 이 부분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넘어선 램시마도 출시 당시에는 아무도 지금의 성과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아직 인플릭시맙의 SC제형이 시장에 출시된 적 없는 새로운 제품인 만큼 향후 성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학회 등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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