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0억원 팔린 DLS·DLF 상품···최대 예상손실률 95%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대규모 손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해당 상품을 주로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불완전판매’ 의혹까지 휩싸이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DLS는 돈을 맡겨놓고 금리나 환율 등이 일정 수준에 머무르면 약정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며, 이를 편입한 펀드가 DLF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DLS·DLF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전체 판매잔액의 대부분인 99.1%는 은행이 DLF 형태로, 나머지는 증권회사에서 DLS 형태로 판매했다. 회사별로는 △우리은행 4012억원 △KEB하나은행 3876억원 △KB국민은행 262억원 △유안타증권 50억원 △미래에셋대우증권 13억원 △NH투자증권 11억원 등이다.  

최근 논란이 된 상품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에 연동된 상품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장기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해당 상품들의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의 경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0.2%(행사가격) 이상을 유지하면 연 4~5%의 수익을 지급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행사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행사가격과 실제 금리 차이의 200배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 16일 -0.7%대로 떨어지며 원금을 100% 잃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만기가 짧고 연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였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해당 상품을 팔았는데, 오는 9월~11월에 대부분 만기가 돌아온다. 현재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된다면 평균 예상손실률은 95.1%에 달한다. 

영국 CMS(파운드화 이자율스와프) 7년물 및 미국 CMS(달러화 이자율스와프) 5년물 금리에 연계된 상품도 평가손실이 50% 이상 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여부도 쟁점이 되고 있다. 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이 “은행들이 ‘안전한 상품이다’, ‘원금손실 우려가 없다’는 식으로 자세한 설명 없이 상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은 금감원에 민원을 접수하는 한편,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대국민 사기행각”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누구나 믿고 맡기는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 제대로 된 상품설명도 없이 고객들을 현혹시켜서 1조라는 돈이 모였다”며 “이미 뚜렷하게 원금손실이 나고 있던 이 상품을 쉬쉬하며 가입자를 모집하는 데만 혈안이 된 은행직원들, 그런 그들을 은행 배불리기에 이용해 먹고 피해자들의 총알받이로 삼은 고위직 임원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뿌리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감원은 이달 중 해당 상품을 판매한 금융회사들을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파생결합상품의 설계부터 판매에 이르게 된 전 과정을 점검하고, 관련 금융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을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