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임상'에 집중…"회사 추가 지분 매입 진행할 것"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서 문은상 신라젠 대표가 임상중단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이번 임상중단이 펙사벡의 효용이 없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펙사벡 성공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임상을 이어갈 것입니다.”

지난 2일 펙사벡 글로벌 임상3상 중단 소식을 알린 신라젠이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혔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DMC의 임상 중단 권고사항을 전달받고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이번 임상 조기종료는 표적항암제와 병용요법의 치료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 뿐이지 여전히 펙사벡의 항암능력에 대해서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중단된 임상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진행성 간암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글로벌 임상3상이다. 펙사백을 종양 내 투여 후 기존 표적항암제 ‘넥사바’를 투여한 환자 300명과 넥사바를 단독으로 투여한 치료군 300명과의 전체 생존율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회사 측은 펙사벡이 종양세포에 침투해 증식한 뒤 이 세포를 터뜨리면서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높이는 작용기전을 가져 넥사바의 치료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무용성 평가에서 DMC가 임상중단 권고를 내림에 따라 신라젠은 해당 사실을 미국 FDA에 보고, 간암 임상3상을 중단키로 했다.

신라젠은 이번 임상 중단에 따라 나머지 진행 중인 병용임상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수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라젠은 현재 신장암과 고형암, 간암, 대장암 등 적응증과 관련한 6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유방암과 소화기암에 대한 임상2상을 계획하고 있다. 표적항암제가 아닌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투여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간 무용성평가 결과에 대해 회사 측이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에 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은상 대표는 “글로벌 임상3상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진행과정에 대해 회사는 관여할 수 없으며 엄격한 규칙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회사가 결코 미리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문은상 대표를 비롯한 신라젠 임원들이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펙사벡에 대한 유용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송명섭 부사장은 “2019년 5월 기준 전세계 175개 회사가 항암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진행돼온 임상들을 봤을 때 펙사벡의 상업화 가능성은 글로벌 3위 안에 든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최초로 펙사벡 임상에 참여한 의사이자 신라젠 임상을 총괄하고 있는 권혁산 전무는 “펙사벡이 물약이 아니냐는 의혹에는 자신 있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며 “면역항암제와 펙사벡와의 병용임상에서 완전관해 환자가 나왔을 뿐 아니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환자에게서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회사는 자체임상을 계획해 왔지만 현재 펙사벡은 시장에 나와 있는 모든 면역항암제와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임상결과에 따라 기술수출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이날 추가 지분 매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많은 주주들이 회사 관계자들의 주식 매도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과거 내부 직원들 중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일명 ‘먹튀’를 한 이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회사에 남아있는 이들 중 그런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주식을 대량 매도한 신현필 전무는 권고사직 처리를 진행 중이며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 지분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한 쪽 눈을 가린 채로 간담회장에 선 문은상 대표는 현재 본인의 건강상태를 밝히며 펙사벡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표는 “사실 작년 5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이후 6번의 수술을 겪었다”며 “처음 펙사벡 개발에 참여했을 당시 암으로 가족을 잃었던 입장에서 의사의 사명감으로 시작하게 됐지만 죽음 직전까지 갔던 현 상황에서는 신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환자 입장으로 펙사벡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노력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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