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구분 무의미해져…실적 저조 개선 위한 전략적 움직임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넥슨이 8월 1일 PC온라인과 모바일 사업본부를 통합하고 실무그룹을 9개로 분할할 계획이다. 각 사업본부는 자체 개발작 혹은 외부 개발작의 게임 퍼블리싱, 출시, 마케팅 등 개발 이외의 사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어 이번 조직 개편은 수백 명 단위의 대규모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올해 초 진행됐던 매각 불발 이후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대표 이정헌)은 8월 PC온라인 및 모바일 사업본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실무 그룹을 9개로 나누는 것으로 확정했다. 김현 사업 부사장이 통합된 사업본부의 총괄책임을 맡고 각 작품별 담당 팀이 새로 짜여질 예정이다. 개발 조직은 기존 체제를 유지한다. 

개편안은 사내 고위직들에게 공지되었고 세부적인 조직개편 사안들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규모 조직 개편의 단행의 배경으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취임 2년차에 들어섰지만 실적을 개선할만한 흥행작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매각 이슈로 매출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넥슨 자체 추정 자료를 보면 뚜렷한 수익 개선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1% 감소한 1285억원에서 2% 증가한 1663억원 사이로 본다. 매출액은 9% 증가한 최소 5316억원에서 19% 증가한 최대 5786억원 사이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매각이 중단된 넥슨이 구조조정 등 긴축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긴축으로 영업이익률을 개선하고 몸값을 조정해 다시 매각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넥슨의 임직원 수는 계열사를 포함 6000여명에 이르러 적은 비율의 구조조정으로도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넥슨 측은 이러한 우려에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전혀 아니다"고 하며 "이 대표가 매각 건과 상관없이 오래 전부터 고민해 온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직개편은 "(PC나 모바일의) 플랫폼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급변하는 게임 시장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춰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공식 입장도 "이번 조직개편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의 플랫폼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환경 속에서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어 급변하는 게임 시장의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말에 있었던 ‘넥슨 스페셜데이’ 행사에서 김현 넥슨 사업총괄 부사장도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 구분 없이 넥슨의 경쟁력을 더해 줄 다양한 게임을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조직개편으로 통합 사업본부를 겸직할 김현 부사장이 진두지휘해 PC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의 구분 없이 흥행작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넥슨은 올 하반기 자사 인기 온라인 게임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인 ‘테일즈위버M’과 ‘바람의나라:연’, ‘카운터사이드’ 등과 신작인 ‘커프펠’ 등 7종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넥슨은 기존 실적이 저조한 게임들의 서비스를 종료시키며 재정비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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